공원 벤치 옆 조형물에 다쳤다면, 누가 배상하나
공공시설의 하자로 다치면 관리 지자체가 국가배상법 제5조에 따라 책임진다.
공원 벤치에 앉아 잠시 쉬던 사이, 뒤편 조경용 조형물이 쓰러졌다. 2021년 5월 서울 강북구 우이동 북한산우이역 1번 출구 부근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당시 64세였던 A는 흉추 압박골절과 척추협착증, 두피열창 등의 상해를 입었다. 조형물 관리주체인 강북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은 강북구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하자'가 있으면 고의·과실을 따지지 않는다
이 사건의 근거는 국가배상법 제5조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설치·관리하는 '영조물'(도로·공원 시설 등 공공용 시설물)에 하자가 있어 사람이 다치면, 관리주체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핵심은 담당 공무원의 고의나 과실을 따로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시설이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결여했다는 사실, 즉 하자만 인정되면 책임이 성립한다. 벤치 뒤에 놓인 조형물이 사람이 앉는 것만으로 쉽게 쓰러졌다면, 그 자체로 안전성이 결여된 상태로 볼 여지가 크다.
법원은 무엇을 보았나
서울북부지법은 조형물에 안전성 결여의 하자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강북구에 5300여만원의 배상을 명했다. 피고가 항소하지 않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다만 배상액은 사고 경위와 부상 정도, 치료비, 위자료 등을 종합해 정해진다. 피해자에게도 부주의가 있었다면 과실상계로 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 결국 인정 여부와 액수는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어떻게
공공시설에서 다쳤다면 먼저 세 가지를 남겨야 한다. 첫째, 사고 현장과 문제된 시설물을 여러 각도에서 사진·영상으로 촬영한다. 시설이 곧 치워지거나 보수되면 하자를 입증하기 어려워진다. 둘째, 사고 직후 병원 진료 기록으로 부상과 사고의 인과관계를 확보한다. 셋째, 관리주체가 국가인지 지자체인지, 위탁업체인지 확인한다. 배상 청구 상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관리주체가 명확하지 않을 때는 관할 지자체에 시설 관리 책임 소재를 문의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