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과 수술기록이 어긋날 때, 대법원의 판단
MRI가 가리키는 사실과 수술기록이 모순되면, 수술기록만 믿은 감정 의견은 증명력을 잃는다.
- MRI와 어긋난 수술기록 기반 감정은 그대로 믿을 수 없다.
- 감정의 전제가 객관적 영상과 모순되면 증명력이 흔들린다.
- 영상 원본·판독지를 확보해 수술기록과 대조하는 게 출발점이다.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수술 뒤에도 통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병원 운영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하급심은 원고 패소로 결론지었다. 근거는 의료감정이었다. 그런데 대법원이 그 결론을 다시 들여다봤다.
MRI와 수술기록이 충돌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2026년 7월 9일, 환자 A씨가 병원 운영자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2026다200137)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8년 4월 허리 통증으로 경기 의정부시의 한 병원을 찾았다.
쟁점은 증거의 신빙성이었다. 환자의 상태를 촬영한 MRI 판독 내용과, 의사가 남긴 수술 기록이 서로 맞지 않았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수술 기록에 바탕을 둔 감정 의견을 받아들여 병원 손을 들어줬다.
감정 의견은 '증거의 하나'일 뿐이다
대법원은 MRI 판독과 수술 기록이 모순될 때, 수술 기록을 전제로 한 감정 의견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감정(전문가가 법원의 촉탁을 받아 내는 전문 의견)은 재판에서 무게 있는 자료지만, 그 자체로 결론을 확정하는 도장은 아니라는 취지다.
감정의 전제가 흔들리면 결론도 흔들린다. 영상은 촬영 당시의 상태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담아낸다. 그 객관적 자료와 어긋나는 기록을 밑그림으로 삼은 감정이라면, 법원은 왜 그 모순을 무시해도 되는지 따져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의료소송을 앞둔 환자라면 진료기록만 확보하고 안심해선 안 된다. MRI·CT 같은 영상 원본과 판독지를 함께 확보하고, 그것이 수술 기록·경과 기록과 일치하는지 대조하는 일이 출발점이다. 두 자료가 어긋나는 지점이 바로 다툼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감정 결과가 불리하게 나왔다고 소송을 접을 이유도 아니다. 감정의 '전제 사실'이 객관적 자료와 모순된다면, 그 전제 자체를 문제 삼는 방식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 결국 재판은 어느 서류가 더 사실에 가까운지를 가리는 싸움이다.
자주 묻는 질문
감정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면 소송을 포기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감정의 '전제 사실'이 MRI 같은 객관적 자료와 모순된다면 그 전제 자체를 문제 삼아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감정은 결론을 확정하는 도장이 아니라 증거의 하나일 뿐입니다.
의료소송에서 진료기록만 확보하면 충분한가요?
충분하지 않습니다. MRI·CT 같은 영상 원본과 판독지를 함께 확보하고, 이것이 수술기록·경과기록과 일치하는지 대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자료가 어긋나는 지점이 다툼의 실마리가 됩니다.
MRI와 수술기록이 다르면 법원은 어떻게 판단하나요?
대법원은 두 자료가 모순될 때 수술기록을 전제로 한 감정 의견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왜 그 모순을 무시해도 되는지 따져 물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