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법률

이사 가야 하는데 보증금은 그대로, 임차권등기명령

집을 비워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지키는 법, 임차권등기명령에 답이 있다.

읽는 시간 1오승준 변호사 자문

계약 기간이 끝났다. 그런데 집주인은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 새집 계약은 이미 잡혀 있고, 이사는 코앞이다. 이때 세입자가 흔히 하는 실수가 있다. '일단 이사부터 하고 보증금은 나중에 받자'는 판단이다. 이 한 걸음이 보증금을 지킬 힘을 통째로 무너뜨릴 수 있다.

이사하는 순간 사라지는 두 개의 방패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세입자에게 두 가지 방패를 준다. 대항력(집이 팔리거나 경매에 넘어가도 새 주인에게 임차권을 주장할 힘)과 우선변제권(경매 배당에서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받을 권리)이다.

문제는 이 두 권리가 '점유'와 '전입신고'에 매여 있다는 점이다. 집을 비우고 주소를 옮기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그대로 사라진다. 보증금을 못 받은 채 이사와 전출을 해버리면, 순위에서 밀려 배당을 놓칠 위험이 생긴다.

임차권등기명령이 하는 일

임차권등기명령은 이 딜레마를 푸는 장치다. 법원의 결정을 받아 등기부에 임차권을 올려두면, 이후 이사를 가고 전입신고를 옮겨도 기존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된다. 몸은 나가되 권리는 집에 남겨두는 셈이다.

신청 요건은 임대차가 끝났을 것, 그리고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을 것이다. 세입자 단독으로 관할 법원에 신청할 수 있고, 집주인의 동의는 필요 없다. 다만 등기가 실제로 완료되기 전에 먼저 이사를 나가면 공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순서에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어떻게

첫째, 보증금을 못 받은 상태라면 이사 전에 임차권등기명령부터 신청한다. 둘째, 등기가 등기부에 반영된 것을 확인한 뒤 이사와 전출을 진행한다. 확인 없이 먼저 나가면 방패에 구멍이 뚫린다. 셋째, 계약서·전입신고 내역·확정일자·내용증명 등 보증금을 청구한 정황을 함께 챙겨둔다. 등기와 별개로 반환청구소송이나 경매 절차에서 근거가 된다. 순서만 지켜도 지킬 수 있는 돈이다.

#전세보증금#임차권등기명령#주택임대차보호법#대항력#우선변제권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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