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뒤에 숨어도 명예훼손은 성립한다
닉네임 하나로 쓴 댓글도 정보통신망법상 사이버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
- 익명 댓글도 사실을 적어도 처벌될 수 있다.
- 비방 목적과 공연성 충족 여부가 갈림길이다.
- 글 전 세 질문 점검, 피해자는 증거부터 확보한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하나가 화제가 됐다. 작성자는 실명이 아닌 닉네임을 썼고, 특정 가게에 대한 불만을 적었다. 댓글이 수백 개 달렸다. 그리고 얼마 뒤, 작성자에게 경찰의 출석 요구서가 도착했다. 익명이었는데 어떻게 됐을까. 그리고 사실을 적었을 뿐인데 왜 문제가 될까.
사실을 적어도 처벌될 수 있다
오프라인 명예훼손과 달리, 인터넷 게시글은 정보통신망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가 적용된다. 핵심은 두 가지다. '사람을 비방할 목적'과 '공공연하게 사실 또는 거짓을 드러낸 것'이다.
주목할 점은 거짓만 처벌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진실한 사실을 적었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면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다. 다만 그 내용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비방 목적이 부정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대체적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무엇을 위해 썼는가'가 갈림길이 된다.
익명은 방패가 아니다
닉네임으로 썼다고 책임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사기관은 게시판 운영자와 통신사에 대한 자료 요청 절차를 통해 작성자를 특정할 수 있다. 익명성은 심리적 안전감을 줄 뿐, 법적 면책과는 거리가 멀다.
또 하나. '공공연하게'라는 요건은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공개 게시판은 물론, 여러 명이 있는 단체 대화방도 상황에 따라 이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한 사람에게만 전달했더라도 그 내용이 퍼질 가능성이 있었다면 다르게 판단될 여지가 있다.
그래서 어떻게
글을 올리기 전 스스로 물어야 할 것은 세 가지다. 특정 대상이 식별되는가, 그를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있는가, 이 글이 공익보다 감정 해소에 가까운가. 하나라도 걸린다면 게시를 멈추는 편이 안전하다.
반대로 피해자라면 캡처와 URL, 작성 시각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게시글은 순식간에 삭제될 수 있다. 증거 보전이 곧 대응의 출발점이다.
자주 묻는 질문
사실을 적었는데도 명예훼손으로 처벌되나요?
네, 진실한 사실이라도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내용이라면 비방 목적이 부정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대체적 입장입니다.
닉네임으로 썼는데 작성자가 특정되나요?
익명은 법적 면책이 아닙니다. 수사기관은 게시판 운영자와 통신사 자료 요청 절차를 통해 작성자를 특정할 수 있습니다. 익명성은 심리적 안전감을 줄 뿐입니다.
단체 대화방에 쓴 글도 명예훼손이 되나요?
'공공연하게'라는 요건은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여러 명이 있는 단체 대화방도 상황에 따라 이 요건을 충족할 수 있고, 한 사람에게만 전했더라도 퍼질 가능성이 있었다면 다르게 판단될 여지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