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간접 주문도 시세조종? 대법원의 새 기준
차명·파생상품을 낀 우회 매수도 시세조종 처벌 범위에 들어올 수 있다는 판단이 나왔다.
주식을 직접 사지 않았다. 계약차액거래(CFD·주가 차익만 정산하는 파생상품)를 통해 증권사 명의로 매수 주문이 나갔을 뿐이다. 그렇다면 시세를 끌어올린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대법원은 2026년 5월 20일 라덕연 사건에서 이 물음에 답했다. CFD를 통한 간접 주문도 시세조종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을 대지 않아도 '조종'이다
자본시장법은 시세를 인위적으로 움직이는 행위를 금지한다. 문제는 '누가 주문을 냈느냐'다. CFD 구조에서는 투자자가 아니라 증권사가 형식상 매매 당사자가 된다. 이 틈을 이용하면 시세조종의 실행 주체를 흐릴 수 있다.
대법원은 형식이 아니라 실질에 주목했다. 매매의 경제적 효과와 지배·지시 관계를 따져, 간접적 주문이라도 시세를 왜곡할 의도와 기여가 인정되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생상품을 매개로 한 우회 거래가 처벌의 사각지대가 아님을 분명히 한 셈이다.
부당이득·범죄수익 산정이 바뀐다
실무의 무게중심은 여기에 있다. 시세조종 사건에서 형량과 추징의 크기는 부당이득액이 좌우한다. 간접 주문의 이익을 어떻게 계산하고, 차명·파생 구조를 거친 자금을 범죄수익은닉으로 어디까지 볼지가 관건이다.
이번 판단으로 파기환송심은 부당이득액과 범죄수익은닉 규모를 다시 산정하게 됐다. 이 재산정 방식은 유사 사건의 기준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개인적 의견이지만, 향후 수사와 공소 단계에서 산정 논리 자체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그래서 어떻게
자본시장 참여자라면 '내가 직접 주문을 내지 않았다'는 항변이 더는 안전판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CFD·차명 등 우회 구조를 설계·지시한 정황이 남으면 실질 주체로 평가받을 수 있다. 다만 시세조종 인정과 이득액 산정은 결국 개별 사실관계에 달렸다. 거래 경위와 지시 관계를 다투어야 할 상황이라면, 주문 흐름과 자금 이동 기록을 초기에 확보해 산정 논리를 준비하는 것이 실효적이다.
참고·출처
- 대법 'SG발 주가조작' 주범 라덕연에 유죄취지 파기환송 · 파이낸셜뉴스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