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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수사권 없는 청탁금지법으로 판사 기소했다

공수처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부장판사를 기소했지만, 정작 이 법에 대한 수사권이 있는지가 재판의 첫 관문이 됐다.

자문변호사김정웅· 법무법인 정훈 대표변호사
Published — 2026.09.10읽는 시간 2
At a Glance한눈에 보기
  • 공수처의 청탁금지법 수사권 유무가 재판의 첫 쟁점이 됐다
  • 공수처법이 정한 '대상 범죄' 목록에 드느냐가 갈림길이다
  • 독자는 기소 자체보다 '권한 근거'를 먼저 따져야 한다

공수처 수사3부가 2026년 9월 4일 서울북부지법의 한 부장판사를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판사가 피고인석에 서게 됐다는 사실 자체도 이례적이지만, 법조계의 시선은 다른 곳에 쏠렸다. 공수처가 과연 청탁금지법 위반을 수사하고 기소할 권한이 있느냐다. 유무죄를 다투기 전에, 재판을 열 자격을 먼저 묻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공수처는 아무 죄나 수사할 수 있나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공수처의 권한은 공수처법이 정한 '고위공직자범죄'와 그에 관련된 범죄로 한정된다. 검찰이 원칙적으로 모든 범죄를 수사할 수 있는 것과 다르다. 공수처는 법이 열거한 대상만 다룰 수 있는, 이른바 '제한적 권한'의 기관이다.

공수처법은 수사 대상 범죄를 조문에 구체적으로 나열한다. 직권남용, 뇌물, 허위공문서작성 같은 형법상 죄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일부 조항 등이 그 목록이다. 여기에 명시되지 않은 범죄는, 그것이 아무리 고위공직자의 비위라도 원칙적으로 공수처의 손을 벗어난다. 그래서 특정 혐의가 이 목록에 드는지가 매번 첨예한 다툼이 된다.

청탁금지법 위반은 왜 논란이 되나

핵심은 청탁금지법 위반죄가 공수처법이 열거한 대상 범죄에 직접 포함돼 있느냐다. 만약 목록에 명시되지 않았다면, 다음 관문은 '관련범죄'로 볼 수 있느냐다. 공수처법은 대상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함께 드러난 관련 범죄도 처리할 수 있도록 열어 두고 있다. 즉 청탁금지법 위반이 뇌물 같은 대상 범죄와 한 몸으로 얽혀 있다면 권한이 미칠 여지가 생긴다.

반대로 청탁금지법 위반만 단독으로 떼어 기소한 것이라면, 근거가 취약해진다. 대상 범죄와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채 목록에 없는 죄만 남는다면, 권한의 경계를 넘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이 사건에서 논란이 이는 지점도 여기다. 다만 실제 공소사실이 어떤 구조로 짜였는지는 재판에서 확인될 문제이므로, 현 단계에서 결론을 단정하긴 이르다.

권한 없이 기소하면 재판은 어떻게 되나

수사기관이 권한 없이 기소한 경우, 법원은 본안 판단에 들어가기 전에 절차의 하자를 따진다.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해 무효인 때에 해당하면 '공소기각' 판결로 재판이 끝날 수 있다. 유죄냐 무죄냐를 가리지 않고, 소송 자체를 종료시키는 결정이다.

관건은 법원이 이 기소를 '권한 없는 무효'로 볼지, 아니면 관련범죄 규정 안에 있는 '적법한 기소'로 볼지다. 판단은 공소사실의 구성, 대상 범죄와의 견련관계, 수사 착수 경위 같은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청탁금지법 위반이라도 어떤 사건과 엮였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어떻게 봐야 하나

이 사건을 따라가는 독자라면 '기소됐다'는 헤드라인보다 '무슨 근거로 기소됐나'를 먼저 봐야 한다. 첫째, 혐의가 공수처법 목록에 든 대상 범죄인지. 둘째, 아니라면 관련범죄로 인정될 만큼 대상 범죄와 얽혀 있는지. 셋째, 그 연결이 약하다면 공소기각 가능성이 재판의 초점이 된다는 점이다.

형사재판은 실체 판단만큼 절차의 적법성이 중요하다. 권한의 경계는 피고인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자, 수사기관을 견제하는 원칙이다. 이번 사건은 그 경계가 실제 법정에서 어떻게 그어지는지를 보여 줄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자주 묻는 질문

FAQ — 03

공수처가 판사를 수사하는 건 원래 가능한가요?

판사는 공수처법상 고위공직자에 포함돼, 그 직무와 관련한 대상 범죄라면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누구를' 수사하느냐와 '어떤 죄로' 수사하느냐는 별개입니다. 대상은 맞아도 죄명이 공수처법 목록 밖이면 권한 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공소기각이 되면 무죄가 되는 건가요?

공소기각은 무죄와 다릅니다.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절차상 하자로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라, 혐의가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권한 있는 기관이 다시 적법하게 기소할 여지가 남을 수 있어, 사건이 완전히 종결됐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청탁금지법 위반은 어느 기관이 수사하나요?

청탁금지법 위반은 통상 검찰과 경찰이 수사하는 범죄입니다. 공수처가 다루려면 이 혐의가 공수처법이 정한 대상 범죄나 그와 얽힌 관련범죄에 해당해야 합니다. 그 연결이 인정되는지가 이번 논란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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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