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법률

입주자대표회의 언쟁, 왜 모욕죄가 되나

아파트 회의실 한마디가 대법원까지 간 이유는 '공연성'과 '경멸 표현'이라는 두 요건에 있다.

읽는 시간 1오승준 변호사 자문

2022년 6월, 한 아파트 생활문화센터 회의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과 입주민 사이에 오간 언쟁이 모욕죄 형사사건으로 번졌다. 이 다툼은 대법원 판단까지 올라갔다. 관리비, 공사 업체 선정, 회의 진행 방식을 둘러싼 흔한 갈등이 어떻게 형사 법정에 서게 되는가.

언쟁과 범죄를 가르는 두 개의 선

핵심은 두 가지다. 모욕죄(사람을 경멸하는 표현으로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죄)는 구체적 사실이 아닌 '경멸적 감정 표현'을 처벌한다. 반면 명예훼손죄는 구체적 사실이나 허위사실을 적시했을 때 성립한다. "저 사람 횡령했다"는 명예훼손 쪽, "쓰레기 같은 인간"은 모욕 쪽에 가깝다.

또 하나의 선은 '공연성'이다. 여러 사람이 있거나, 전파될 수 있는 상황에서 한 말이어야 죄가 된다. 회의실처럼 다수의 입주민이 지켜보는 자리는 공연성이 인정될 여지가 크다. 단둘이 있는 자리에서의 발언과 결정적으로 갈리는 지점이다.

감정이 격해질수록 기록이 남는다

입주자대표회의 갈등이 유독 형사사건으로 잘 번지는 이유가 있다. 회의는 대체로 녹취되거나 회의록으로 남고, 참석자가 많다. 감정이 격해진 순간의 한마디가 고스란히 증거로 보존되는 구조다. 다만 표현이 다소 거칠어도 비판·의견의 범위로 볼 여지가 있으면 죄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결국 표현의 수위, 맥락, 자리의 성격을 종합해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갈린다.

그래서 어떻게

회의 자리에서는 사람이 아니라 사안을 겨냥해 말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인신공격성 단어 하나가 형사 리스크로 돌아온다. 상대의 발언에 상처를 입었다면 즉석에서 맞대응하기보다, 발언 시점·장소·참석자·정확한 워딩을 기록해 두는 편이 낫다. 모욕죄는 친고죄(피해자 고소가 있어야 처벌)로 고소 기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대응을 결심했다면 관련 자료를 빠르게 확보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실익이 크다.

#입주자대표회의#모욕죄#명예훼손#공동주택#생활법률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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