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상속

유언장 쓴 뒤 그 땅을 팔았다면, 유언은 철회된 걸까

대상 재산을 처분해도 유언 전체가 자동으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저촉의 범위가 관건이다.

읽는 시간 1채우리 변호사 자문

아버지가 "이 땅은 큰아들에게 준다"는 유언장을 남겼다. 그런데 몇 해 뒤 그 땅을 팔아 버렸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큰아들은 무엇을 받을 수 있을까. 유언은 이미 사라진 것일까, 아니면 다른 형태로 남는 것일까.

처분했다고 유언 전부가 무효는 아니다

민법은 유언자가 유언을 한 뒤 그와 저촉되는(서로 부딪치는) 생전 행위를 하면, 저촉된 부분만큼 유언을 철회한 것으로 본다. 이를 '법정 철회'라 한다. 유언장에 적힌 땅을 유언자가 살아 있는 동안 팔았다면, 그 땅에 관한 유언은 실현될 수 없으니 철회로 본다는 취지다.

핵심은 '저촉되는 부분에 한한다'는 데 있다. 최근 소개된 한 상속 판례는, 유언 뒤 대상 토지를 처분했더라도 그것만으로 유언 전체가 철회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놓았다. 땅 하나를 팔았다고 유언서에 담긴 다른 재산 처분이나 유언자의 의사까지 통째로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읽힌다.

'저촉'의 범위가 승부처다

결국 다툼은 어디까지가 저촉이냐로 좁혀진다. 유언 대상 재산 자체를 처분한 경우는 저촉이 비교적 뚜렷하다. 그러나 재산을 판 대금이 남아 있거나, 유언에 처분 대금까지 포함하려는 의사가 엿보이는 경우엔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판단은 사실관계에 따라 갈린다. 유언장 문구, 처분 시점과 경위, 유언자가 남긴 정황이 종합적으로 검토된다. 같은 '땅을 팔았다'는 사실도 맥락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이유다.

그래서 어떻게

유언장을 써 둔 뒤 그 재산을 처분할 계획이라면, 유언 내용을 다시 손보는 편이 안전하다. 처분 대금을 누구에게 줄지, 대체 재산은 어떻게 할지를 명시해 두면 사후 분쟁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반대로 상속인 입장이라면, 특정 재산이 처분됐다는 이유만으로 유언 전체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남은 유언 조항과 유언자의 의사가 여전히 유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속#유언#유언철회#가족법#부동산상속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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