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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삭'하면 끝? 대량 고소 시대의 착각

게시글을 지우고 계정을 비공개로 돌려도, 이미 남긴 명예훼손·모욕의 형사책임은 사라지지 않는다.

읽는 시간 2이정도 변호사 자문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고소 공지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흔들었다. 계정을 지우고 게시글을 비공개로 돌려도 처벌을 피할 수 없으며, 실시간으로 증거를 확보(채증)해 신고 접수 계정에 고소를 진행 중이라는 내용이다. 대상에는 X, 디시 여러 갤러리, 유튜브, 더쿠, 포털 카페가 포함됐다. 많은 이용자가 뒤늦게 글을 지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자삭'은 정말 방패가 될까.

범죄는 '올린 순간' 성립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삭제는 처벌 여부의 핵심이 아니다. 온라인 명예훼손과 모욕은 게시글을 불특정·다수가 볼 수 있는 상태에 둔 순간 성립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이버 명예훼손(정보통신망법 위반)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사실 또는 거짓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한 행위를, 모욕죄(형법)는 공연히 사람을 경멸하는 표현을 한 행위를 각각 문제 삼는다.

즉 범죄는 게시 시점에 이미 완성된다. 나중에 글을 지우거나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것은 성립한 행위를 없던 일로 되돌리지 못한다. 오히려 상대방이 미리 화면을 저장(캡처)해 두었다면, 삭제 이후에도 증거는 그대로 남는다.

삭제는 '정상참작' 사유일 뿐

사후 삭제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위치가 다르다. 삭제·사과·반성은 범죄 성립 단계가 아니라 양형(형을 정하는 단계)이나 합의·처분 판단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될 여지가 있다. 성립을 막는 방패가 아니라, 이미 벌어진 일의 무게를 더는 요소에 가깝다.

반대로 증거를 조직적으로 지우려는 정황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실제 결론은 표현의 구체적 내용, 사실·의견 여부, 비방 목적 유무 같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어떻게

지금 급하게 지우는 것보다 냉정한 판단이 먼저다. 첫째, 삭제 자체가 면책이 아님을 전제로 내가 쓴 표현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확인한다. 둘째, 고소·수사 통지를 받았다면 감정적 대응이나 추가 게시를 멈추고 대응 방향을 정한다. 셋째, 명예훼손과 모욕은 대체로 피해자와의 합의가 처분에 영향을 주는 유형인 만큼, 진지한 사과와 합의 가능성을 이른 단계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방패는 '삭제'가 아니라 '올리기 전의 신중함'이다.

#사이버명예훼손#모욕죄#팬덤고소#온라인법률#자삭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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