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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남긴 유언, 어디까지 효력 있나

계좌번호 두 개를 말할 수 있었다고 녹음 유언이 유효한 건 아니다. 법원은 방식과 의사능력을 함께 본다.

자문변호사김정웅· 법무법인 정훈 대표변호사
Published — 2026.08.18읽는 시간 1
At a Glance한눈에 보기
  • 말로 남긴 유언은 방식과 의사능력을 함께 갖춰야 효력을 인정받는다.
  • 계좌번호를 말할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유언 능력이 인정되지는 않는다.
  • 건강할 때 공정증서 유언을 미리 해 두는 것이 분쟁 예방의 길이다.

폐암 말기 환자가 병상에서 계좌번호 두 개를 또렷이 말했다. 가족은 이를 두고 '재산을 이렇게 나누라는 유언'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신중했다. 숫자 몇 개를 말할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녹음에 의한 유언이 가능한 상태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유언은 '방식'이 곧 효력이다

민법은 유언을 다섯 가지 방식으로만 인정한다.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말로 불러 주어 받아 적게 하는 방식)다. 이 방식을 하나라도 어기면 아무리 진심이 담겼어도 유언은 무효가 된다.

특히 녹음이나 구수증서는 말기 환자에게 자주 쓰인다. 하지만 요건이 까다롭다. 녹음 유언은 유언자가 유언 취지와 성명, 날짜를 말하고, 증인이 그 정확함과 자기 성명을 말해야 한다. 구수증서는 질병 등 급박한 사유가 있을 때만 허용되며 증인 두 명이 참여해야 한다.

말할 수 있다고 '유언할 수 있다'는 아니다

이번 판단의 핵심은 의사능력이다. 유언에는 자신이 무엇을 남기는지, 그 결과가 어떤지 이해하는 판단 능력이 필요하다. 계좌번호를 말했다는 것은 발화 능력이 있었다는 정황일 뿐, 재산 처분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고 스스로 유언 취지를 구술했다는 증거가 되지 못한다.

법원은 방식 요건과 의사능력을 함께 본다. 형식을 갖췄더라도 유언 당시 판단 능력이 의심되면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 임종에 임박한 상태일수록 이 부분이 다투어진다.

그래서 어떻게

말로 남기는 유언은 마지막 수단으로 두는 편이 안전하다. 건강할 때 공정증서 유언을 미리 해 두면 방식·의사능력 다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부득이 병상에서 녹음이나 구수증서로 남긴다면 증인을 정확히 세우고, 유언 취지·성명·날짜를 빠짐없이 남겨야 한다. 가능하다면 유언 당시 판단 능력을 뒷받침할 진료 기록도 함께 확보해 두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길이다.

자주 묻는 질문

FAQ — 03

병상에서 말로 남긴 유언도 효력이 있나요?

말로 하는 유언은 녹음이나 구수증서 방식의 요건을 모두 갖춰야 효력이 있습니다. 녹음은 유언 취지·성명·날짜를 말하고 증인이 정확함과 자기 성명을 밝혀야 하며, 구수증서는 급박한 사유가 있을 때 증인 두 명이 참여해야 합니다.

계좌번호처럼 숫자를 또렷이 말했으면 유언 능력이 인정되나요?

발화가 가능했다는 정황일 뿐, 그것만으로 유언 능력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재산 처분의 의미와 결과를 이해하고 스스로 유언 취지를 구술했다는 점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유언 분쟁을 줄이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건강할 때 공정증서 유언을 미리 해 두면 방식과 의사능력 다툼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부득이 병상에서 남긴다면 증인을 정확히 세우고 취지·성명·날짜를 빠짐없이 남기며, 판단 능력을 뒷받침할 진료 기록도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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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