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포기해도 사망보험금 받을 수 있나
보험증권에 적힌 수익자가 누구냐에 따라 상속을 포기해도 보험금은 남는다.
- 수익자가 자녀·법정상속인이면 포기해도 보험금을 받는다
- 아버지 본인이 수익자면 상속재산이라 포기 대상이다
- 증권 수익자부터 확인하고 3개월 기한을 달력에 적어라
아버지 장례가 끝나면 카드사 독촉장과 사망보험금 안내문이 비슷한 때에 도착한다. 빚이 재산보다 많아 상속포기를 생각하는데, 보험금 안내까지 오면 두 가지가 한꺼번에 걸린다. 포기하면 보험금도 못 받는지, 보험금을 받으면 포기가 틀어지는지다. 답은 하나로 모인다. 보험증권에 보험금 받을 사람으로 적힌 보험수익자(보험금을 청구할 권리를 가진 사람)가 누구냐다.
사망보험금은 상속재산인가, 내 재산인가
상속재산은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가지고 있던 재산과 빚 전부다. 고유재산은 상속과 상관없이 처음부터 상속인 자신의 권리로 생긴 재산을 말한다. 상속포기는 상속재산을 받지 않겠다는 신고이므로 고유재산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사망보험금이 어느 쪽인지부터 가려야 한다.
아버지가 계약자이자 피보험자인 보험에서 수익자를 자녀로 정해 뒀다면, 법원은 그 자녀가 계약에서 직접 보험금청구권을 얻는다고 본다. 아버지 재산을 물려받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상속을 포기한 자녀도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고, 아버지의 채권자는 이 돈을 빚 갚는 재산으로 끌어오지 못한다.
증권의 수익자 표기는 대개 셋 중 하나다. 자녀 이름이 적혀 있으면 그 자녀의 고유재산이다. '법정상속인'으로만 적혀 있거나 칸이 비어 있어도 법원은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 본다. 생명보험 표준약관도 수익자를 정하지 않으면 피보험자의 법정상속인을 수익자로 한다. 반면 아버지 본인이 수익자라면 청구권이 아버지에게 생겼다가 상속되므로 상속재산이다. 증권의 한 줄로 결과가 뒤집힌다. 증권이 없으면 보험사에 계약 내용을 묻거나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로 아버지 명의 보험계약부터 조회하면 된다.
보험금을 받으면 상속포기가 틀어지나요
상속재산인 보험금을 포기 전에 받으면 포기 신고를 해도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 민법 제1026조 제1호는 상속인이 상속재산을 처분하면 단순승인, 곧 빚까지 모두 물려받기로 한 것으로 본다. 아버지 몫의 보험금을 청구해 받는 것도 여기 해당한다.
주의할 돈이 더 있다. 아버지가 생전에 청구하지 못한 실손의료비나 입원비는 수익자가 대개 아버지 본인이라 상속재산이다. 아버지가 계약자인 다른 보험을 해지해 받는 환급금도 상속재산 처분이다. 같은 보험사에서 같은 날 들어온 돈인데 법적 성격이 정반대일 수 있다.
반대로 고유재산인 사망보험금은 포기 신고 전에 받아도 단순승인 사유가 아니다. 처음부터 아버지 재산이 아니어서 처분할 상속재산이 없기 때문이다. 수익자가 자녀로 확인됐다면 포기 전에 청구해도 무방하다. 수익자가 아버지 본인이거나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 청구는 포기나 한정승인 신고를 마친 뒤로 미루는 편이 안전하다. 상법 제662조의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는 3년이라, 몇 달 기다린다고 권리를 잃지 않는다.
상속포기 신고 기한
상속포기는 민법 제1019조 제1항에 따라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신고해야 한다. 기산점은 사망과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로, 임종을 지킨 자녀라면 대개 사망일이다. 물려받은 재산 범위 안에서만 빚을 갚는 한정승인도 같은 3개월 안에 해야 한다.
3월 10일에 사망 사실을 알았다면 다음 날인 3월 11일부터 세어 6월 10일이 마지막 날이다. 마지막 날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이면 그다음 날로 넘어간다. 재산과 빚을 다 파악하지 못했다면 가정법원에 기간 연장을 청구할 수 있다. 3개월 안에 맞춰야 하는 것은 신고서 접수이고, 수리 심판은 그 뒤에 나와도 된다. 포기는 가정법원 신고로만 효력이 생기므로, 채권자에게 말로 알리거나 가족끼리 각서를 쓰는 것은 효과가 없다.
그래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나
순서는 간단하다. 첫째, 증권이나 보험사 조회로 수익자부터 확인한다. 자녀나 법정상속인이면 포기와 상관없이 받을 수 있고, 아버지 본인이면 포기·한정승인 뒤로 청구를 미룬다. 둘째, 보험사 청구서를 받으면 서명 전에 항목이 사망보험금 하나뿐인지 본다. 사망보험금과 아버지 앞으로 남은 입원비가 한 청구서에 묶여 오는 경우가 있다. 앞의 것은 받아도 되지만 뒤의 것은 포기와 부딪친다.
세법은 또 다른 장부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8조는 아버지가 보험료를 낸 보험의 사망보험금을 상속재산으로 보아 상속세를 매긴다. 같은 법 제2조 제4호는 상속을 포기한 사람도 상속인에 포함하므로, 보험금을 받으면 납세의무는 남는다. 다만 빚과 상속공제를 반영하면 세액이 0원인 경우도 많다. 신고기한은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이다.
3개월·6개월·3년 가운데 가장 먼저 닥치는 기한은 상속포기의 3개월이다. 그 마지막 날을 달력에 적어 두면, 수익자를 확인하고 포기와 한정승인 중 하나를 고르는 데 남은 날수가 보인다.
자주 묻는 질문
수익자가 '법정상속인'이면 상속재산인가요?
아닙니다. 여기서 법정상속인은 보험금 받을 사람을 특정하는 이름일 뿐, 아버지 재산을 물려받는 것이 아닙니다. 법원은 이 경우 각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 보므로, 상속을 포기했어도 자기 몫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상속재산인 보험금을 이미 받았는데 포기할 방법이 있나요?
민법 제1019조 제3항의 특별한정승인을 검토할 수 있지만, 이는 빚이 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몰랐던 경우를 위한 제도입니다. 아버지 빚이 많다는 걸 알고 포기를 준비하던 중이었다면 적용받기 어렵습니다. 받기 전에 수익자 성격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어머니가 한정승인을 하면 보험금 몫도 빚 갚는 데 쓰이나요?
수익자가 '법정상속인'이라면 어머니 몫도 고유재산이라 한정승인과 무관하게 어머니가 받습니다. 반면 수익자가 아버지 본인인 보험금은 상속재산이므로 한정승인 시 채권자에게 나눠 갚는 데 쓰입니다. 자녀는 포기하고 어머니는 한정승인을 택하는 조합이 많이 쓰입니다.
Sources
- 아버지 빚 때문에 상속포기하는데, 사망보험금은 받아도 될까법무법인 정음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