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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규명 결정 받은 유족, 국가배상 언제까지

진실화해위원회 결정문은 사실 확인인 동시에 3년이 시작된 날을 알려 주는 단서다.

자문변호사이정도· 법무법인 아이엘 파트너변호사
Published — 2026.10.29읽는 시간 4분
At a Glance한눈에 보기
  • 결정문만으론 배상 안 나온다, 따로 민사소송을 내야 한다.
  • 기한은 결정 통지서를 받은 날부터 3년이 원칙이다.
  • 결정일 기준 3년 안에 소장을 내는 쪽이 가장 안전하다.

진실화해위원회에서 통지서가 왔다. 결정문에는 아버지 이름과 국가가 한 일이 적혀 있다. 오래 기다린 문장을 다 읽고 나면 질문은 대개 하나로 좁혀진다. 국가에 배상을 청구하려면 언제까지 해야 하는가. 기준은 결정을 안 날부터 3년이다. 그 '안 날'은 보통 결정이 내려진 날이 아니라 통지서를 받은 날이다. 사건이 70년 전에 일어났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늦은 것은 아니다.

결정문만으로는 배상금이 나오지 않는다

진실규명 결정은 국가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공식적으로 확인한 문서다. 배상금을 정해 주는 판결이 아니다. 배상을 받으려면 유족이 대한민국을 피고로 민사소송을 따로 내야 한다. 3년이라는 기한도 바로 이 소송을 언제까지 내야 하는지를 가리킨다.

결정문에 사과와 피해 회복을 권고하는 문장이 있으면 국가 쪽에서 먼저 연락이 오리라 기다리기 쉽다. 그러나 권고만으로 배상 절차가 열리지는 않는다. 기다리는 동안에도 기간은 흐른다.

청구의 근거는 국가배상법 제2조다. 공무원이 직무를 하면서 고의나 과실로 법령을 어겨 손해를 입히면 국가가 배상한다는 조문이다. 불법 연행과 고문, 재판 없는 처형이 여기에 해당한다. 같은 법 제9조에 따라 배상심의회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소송을 낼 수 있다. 기한은 민법이 정한다. 국가배상법 제8조가 이 법에 없는 사항은 민법을 따르도록 하기 때문이다. 정해진 기간 안에 청구하지 않으면 권리 자체가 사라지는데, 이것을 소멸시효(消滅時效)라 부른다.

70년 전 사건인데도 시효가 남아 있나요?

사건이 아무리 오래됐어도, 진실화해법이 정한 과거사 사건이라면 지금 따질 기한은 '안 날부터 3년' 하나다. 원래 민법 제766조는 기한을 둘 둔다. 제1항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제2항은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다. 국가를 상대로 할 때는 10년 대신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의 5년이 적용된다.

이대로라면 1950년이나 1970년대 사건은 수십 년 전에 기한이 끝난 셈이다. 국가가 기록을 감추고 조작해 유족이 알 길조차 없었는데도 말이다. 헌법재판소는 2018년 8월 30일 이 문제에 결정을 내렸다. 진실화해법 제2조 제1항 제3호의 민간인 집단희생사건과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조작의혹사건에 불법행위 시점부터 세는 기한을 적용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취지다. 남은 것은 제1항의 3년이다. 대법원도 이후 이런 사건에 10년과 5년을 적용하지 않고 3년만 따진다고 판단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결정 이전 기준으로 쓴 설명이 아직 검색되니, 읽는 글이 2018년 8월 이후 기준인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좋다.

3년의 첫날은 통지서가 도착한 날이다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은 두 가지를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알게 된 날이다. 국가의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었다는 사실, 그리고 가해자가 국가라는 사실이다. 법원은 과거사 사건에서 이 날을 대체로 결정이 내려진 날이 아니라 통지서를 송달받은 날로 본다. 결정문을 받아 보아야 누가 언제 어떻게 희생됐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숫자를 넣어 보자. 결정이 2024년 5월 10일에 내려지고 통지서가 5월 27일에 도착했다고 하자. 민법은 기간의 첫날을 빼고 세므로, 결정일 기준이면 2027년 5월 10일, 통지일 기준이면 2027년 5월 27일에 3년이 끝난다. 날짜 하나가 출발선을 앞뒤로 옮겨 놓는다.

한편 아버지가 그 사건으로 유죄판결까지 받았다면 기준이 바뀐다. 위원회가 조작이라고 결정해도 법원의 유죄판결은 그대로 남아, 판결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배상을 구하기 어렵다. 그래서 법원은 이런 사건에서 재심 무죄판결이 확정된 때를 '안 날'로 따져 왔다. 형사 재심 청구에는 기한이 없으니(형사소송법 제424조), 재심에 몇 년이 걸려도 그 기간이 배상 기한을 먹어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나

실무에서는 통지일이 아니라 결정일부터 3년 안에 소장을 내는 쪽을 권한다. 소송에서 국가가 유족이 조사 과정이나 언론 보도로 더 일찍 알았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결정일을 기준으로 움직이면 이 다툼이 처음부터 생기지 않는다.

시효를 멈추는 것은 법원에 소장을 접수하는 일이다. 민사소송법 제265조에 따라 소를 제기한 때 중단 효력이 생기므로, 판결이 3년 뒤에 나와도 상관없다. 국가에 보내는 내용증명은 민법 제174조의 최고에 그쳐, 6개월 안에 소송이 따르지 않으면 효력이 사라진다.

배상 청구권은 유족마다 따로 있다. 신청인에게만 통지서가 갔다면 지방에 사는 동생의 3년은 더 늦게 시작될 수 있지만, 국가는 가족이니 일찍 알았을 것이라 맞설 수 있다. 가장 덜 복잡한 방법은 가장 이른 날짜를 기준으로 가족이 함께 원고가 되는 것이다. 결정일과 봉투가 도착한 날짜를 결정문 첫 장에 나란히 적어 두면, 그 두 줄이 이후 모든 계산의 출발점이 된다.

자주 묻는 질문

FAQ — 03

진실규명 결정만 받으면 배상금이 자동으로 나오나요?

아닙니다. 결정은 국가의 잘못을 공식 확인한 것일 뿐 배상을 정하는 판결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을 피고로 별도의 민사소송을 내야 하며, 그 소송을 안 날부터 3년 안에 제기해야 합니다.

아버지가 간첩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경우도 3년부터 세나요?

유죄판결이 있던 사건은 기준이 다릅니다. 판결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배상을 구하기 어려워, 법원은 재심 무죄가 확정된 때를 '안 날'로 봐 왔습니다. 형사 재심에는 청구 기한이 없으므로 먼저 재심으로 무죄를 받는 절차를 검토해야 합니다.

통지서 받은 지 이미 3년이 넘었으면 방법이 없나요?

원칙적으로는 어렵습니다. 국가가 시효를 주장할 때 법원이 신의칙 위반으로 막아 주는 경우는 매우 좁습니다. 다만 통지서를 직접 받지 못한 유족이거나 유죄판결이 있던 사건은 출발점이 달라 따로 검토할 여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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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