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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와 무관한 교통사고, 금고 집유면 의사 면허 잃나

유예기간 길이가 아니라 판결문에 적힌 형의 종류, 벌금이냐 금고냐가 면허를 가른다.

자문변호사오승준· 법무법인 액시스 대표변호사
Published — 2026.10.29읽는 시간 3분
At a Glance한눈에 보기
  • 진료 무관 교통사고도 금고 이상이면 면허는 반드시 취소된다
  • 벌금형이면 결격 아님, 금고·집행유예·선고유예면 결격
  • 목표는 집행유예가 아니라 벌금형, 항소 7일 안에 결정

퇴근길 교차로. 우회전하던 내과 전문의의 차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친다. 진단 12주. 보험이나 합의만으로 끝날 사고가 아니어서 기소되고, 금고형에 집행유예가 붙을 수 있다는 말을 듣는다. 진료와 전혀 상관없는 사고인데, 그가 가장 먼저 걱정해야 할 것은 벌금 액수가 아니라 의사 면허다.

의료와 상관없는 죄도 결격사유가 될까

2023년 개정 의료법부터는 그렇다. 개정 전에는 의료법·약사법 같은 의료 관련 법령을 어겨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만 결격사유(의료인이 될 수 없는 사유)였다. 2023년 5월 19일 공포돼 11월 20일 시행된 개정법이 이 한정을 없앴다. 이제는 죄의 종류를 묻지 않는다. 금고 이상의 형이면 교통사고든 무엇이든 결격사유에 해당한다.

개정 의료법 제8조는 결격 기간을 형에 따라 나눈다. 실형은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뒤 5년, 집행유예는 유예기간이 지난 뒤 2년, 선고유예는 유예기간 중까지다. 교통사고 금고형 집행유예는 이 가운데 제5호에 해당한다.

결격사유가 생기면 면허 취소는 재량이 아니라 의무다. 의료법 제65조 제1항 단서는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경우를 반드시 취소하도록 정해 두었다. 사정을 참작해 면허정지로 낮출 길이 법에는 없다.

형량이 가벼우면 면허는 지킬 수 있을까

형량보다 형의 종류가 먼저다. 형법이 정한 형의 순서에서 '금고 이상'은 사형·징역·금고를 가리키고, 벌금은 그 아래에 있다. 그래서 액수와 상관없이 벌금형으로 끝나면 이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집행유예는 형을 선고하면서 그 집행만 일정 기간 미루는 제도다. 교도소에 가지 않더라도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이라는 법적 지위는 그대로 남는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1항은 사람을 다치게 한 운전자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같은 사고라도 판결문에 '벌금 1,500만 원'이 적히면 결격과 무관해지고, '금고 6개월, 집행유예 1년'이 적히면 면허가 취소 대상이 된다. 몇 달의 형기보다 판결문의 단어 하나가 더 무겁다. 선고유예도 예외가 아니다. 사실상 처벌을 면해 주는 판결이지만, 금고형의 선고유예라면 유예기간 동안 결격이 된다.

수술 중에 생긴 사고라면 결론이 달라질까

달라진다. 개정법은 의료행위 중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중과실치사상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를 결격사유에서 뺐다. 과실까지 면허 박탈로 이어지면 위험한 진료를 꺼리게 된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헷갈리기 쉬운 지점이 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 처벌하는 것도 운전자가 범한 형법 제268조의 죄다. 그러나 예외의 조건은 죄명이 아니라 '의료행위 중'이라는 상황이어서, 출퇴근길 사고는 여기에 들지 않는다. 수술 중 환자가 숨져 금고형 집행유예를 받은 외과 의사는 면허를 잃지 않지만, 같은 의사가 귀가하다 보행자를 숨지게 해 같은 형을 받으면 면허는 취소 대상이다. 과실의 크기가 아니라 과실이 생긴 자리가 결론을 가른다. 다만 이 설명은 2023년 11월 20일 이후의 사고를 전제로 한다. 그 앞선 사고라면 부칙의 적용례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지금 겨냥할 목표는 벌금형이다

형사 절차에서 결론이 움직이는 곳은 기소 여부와 형의 종류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종합보험에 가입된 경우 공소를 막는다. 다만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같은 12대 중과실이나 도주, 사망사고는 이 특례 밖이다.

기소된 뒤 무죄를 다툴 사정이 없다면, 면허를 지키는 길은 집행유예가 아니라 벌금형이다. 합의서와 탄원서가 겨냥할 목표도 바로 이 지점이다. 두 결과는 교도소에 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닮았지만 면허에서는 정반대로 갈린다. 1심에서 금고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면 선고 다음 날부터 7일 안에 항소할 수 있고, 피고인만 항소하면 2심은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

유예기간이 끝나도 결격은 2년이 더 남는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2026년 3월 금고 8개월,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면 유예기간은 2028년 3월 무렵 끝나고, 결격은 다시 2년 뒤인 2030년 3월 무렵까지 이어진다. 2년짜리 집행유예가 면허에서는 4년이 되는 셈이다. 그 날짜는 판결이 확정된 날 하나만 알면 직접 셀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 03

벌금형을 받으면 의사 면허는 괜찮은가요?

벌금은 금고 이상의 형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액수가 아무리 커도 이 결격사유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같은 교통사고라도 판결문에 벌금으로 적히면 면허는 유지됩니다. 그래서 형사 변론의 핵심은 형량을 줄이는 것보다 형의 종류를 벌금으로 돌리는 데 있습니다.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면 바로 면허를 돌려받나요?

아닙니다. 의료법은 유예기간이 지난 뒤에도 2년을 결격 기간으로 더 둡니다. 게다가 면허는 기간이 지나도 저절로 살아나지 않고, 보건복지부의 재교부 심사를 따로 거쳐야 합니다.

수술 중 과실로 금고형을 받아도 면허가 취소되나요?

의료행위 중 업무상과실·중과실치사상죄로 받은 금고형은 결격사유에서 제외됩니다. 핵심은 죄명이 아니라 '의료행위 중'이라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진료실 밖에서 낸 교통사고는 같은 형법 조문이라도 이 예외에 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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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