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술, 아침 단속에서 0.04% 숙취운전
법은 술을 언제 마셨는지 묻지 않는다. 운전하던 순간의 수치만 본다.
- 0.04%는 숙취운전도 음주운전, 형사처벌과 면허정지가 함께 온다
- 술 깬 시각부터 90분 넘으면 하강기라 측정치 다투기 어렵다
- 마지막 잔·잠든·출발·단속 네 시각을 지금 메모해 두라
새벽 1시에 마지막 잔을 비우고 몇 시간 자고 일어나 출근했는데, 7시 단속 현장에서 0.04%가 나왔다. 머리는 맑았고 말도 또렷했다. 가장 먼저 드는 물음은 밤에 마신 술도 음주운전이냐일 것이다. 법은 술을 언제 마셨는지 묻지 않는다. 운전하던 순간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었는지만 본다. 그래서 0.04%라면 숙취운전도 음주운전이다.
숙취운전도 0.03% 넘으면 음주운전이다
도로교통법 제44조는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을 '술에 취한 상태'로 정하고, 그 상태의 운전을 금지한다. 기준이 수치 하나뿐이라 숙취운전과 술자리 직후 운전을 따로 나누지 않는다. 기준선이 0.05%에서 0.03%로 낮아진 것은 2019년 6월 25일부터다.
술이 다 깼다고 믿었다는 사정은 처벌을 피할 이유가 되기 어렵다. 법원은 술을 마신 사실을 알고 운전대를 잡았다면 고의가 있다고 보고, 정확한 수치까지 알았을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런 사정은 죄가 되는지가 아니라 형을 정할 때 참작되는 정도에 그친다.
0.04%는 0.03% 이상 0.08% 미만 구간에 든다. 형사처벌과 면허정지가 함께 따르는 가장 낮은 단계다. 잠을 잔다고 알코올 분해 속도가 빨라지지는 않는다. 혈중알코올농도는 한 시간에 대략 0.008%에서 0.03% 사이로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새벽 1시에 0.15%였다면 시간당 0.015%를 적용해도 아침 7시에는 0.06%가 남는다. 여섯 시간의 잠으로는 모자랐던 것이다.
아침 단속은 왜 다투기 어렵나요?
같은 수치라도 언제 마시고 언제 쟀는지에 따라 운전 당시의 값으로 인정되는지가 달라진다. 혈중알코올농도는 술을 마신 뒤 30분에서 90분 사이에 최고치에 이른다. 이 상승기에 측정했다면 운전하던 순간의 수치는 측정치보다 낮았을 수 있다. 밤 11시 30분까지 마시고 바로 운전하다 사고를 내 0시 20분에 0.035%가 나온 경우가 그렇다. 초과 폭이 작고 상승기였을 가능성이 크면 법원은 운전 당시에도 0.03% 이상이었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아침 단속은 반대다. 마지막 잔부터 90분 넘게 지나면 몸은 이미 수치가 내려가는 하강기에 있다. 하강기에는 운전하던 6시 40분의 수치가 7시 측정치보다 높았을 가능성이 커서, 측정 시점을 따질수록 오히려 운전자에게 불리해진다. 마지막 잔부터 측정까지 90분 넘게 지난 숙취운전은 대부분 이쪽에 해당한다.
위드마크 공식은 마신 양·도수·몸무게·지난 시간을 넣어 특정 시각의 수치를 추정하는 방법이다. 측정을 늦게 했거나 못 한 사건의 빈칸을 메우는 도구라, 운전 직후 곧바로 잰 0.04%를 낮추지는 못한다. 다만 운전 직후 수치에 불복하면 경찰은 운전자 동의를 받아 혈액 채취로 다시 잴 수 있다(도로교통법 제44조 제3항). 혈액 수치가 더 높게 나오기도 한다.
0.04% 초범, 처벌과 절차는 어디까지인가
0.03% 이상 0.08% 미만으로 운전한 사람은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에 따라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0.04%는 이 구간에서도 낮은 쪽이라, 처음이고 사고가 없다면 벌금형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사람을 다치게 했다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보험이나 합의가 있어도 처벌을 면하지 못하는 예외에 해당한다.
절차는 단속 당일 호흡 측정과 서명, 경찰 조사, 검찰의 약식기소, 법원의 약식명령 순으로 이어진다. 단속부터 약식명령까지 보통 몇 달이 걸린다. 약식명령에 불복하려면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한다(형사소송법 제453조). 피고인만 청구한 사건에서는 벌금을 징역으로 바꾸는 식의 더 무거운 종류의 형은 선고되지 않지만(제457조의2), 같은 벌금 안에서 액수는 오를 수 있다.
면허는 별개다. 이 구간은 벌점 100점으로 면허가 100일 정지된다. 생계형 운전 등 일정 조건을 갖추면 이의신청(도로교통법 제94조)이나 행정심판으로 50일까지 줄일 수 있다. 벌금형 확정일부터 10년 안에 다시 0.03% 이상으로 운전하면 재범 가중이 적용된다.
그래서,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
전날 마지막 잔을 비운 시각, 잠든 시각, 집을 나선 시각, 단속된 시각. 이 네 시각을 지금 휴대전화 메모에 적어 두라. 측정치를 다툴 여지가 있는지, 운전 경위를 어떻게 설명할지 정하는 출발점인데, 단속 날에서 멀어질수록 정확히 되살리기 어렵다. 휴대전화에 남은 결제 시각과 한 번 맞춰 보면 된다. 다만 운전 직후 잰 호흡 수치 자체는 이 메모로 뒤집기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네 시각은 처벌을 없애는 열쇠가 아니라, 사건을 정확히 설명하기 위한 기록이다.
자주 묻는 질문
전날 술 마시고 자고 일어나 운전했는데도 처벌받나요?
잠을 잤는지는 기준이 아닙니다.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면 숙취운전도 음주운전으로 처벌됩니다. 수면은 알코올 분해 속도를 빠르게 하지 못하므로, 전날 많이 마셨다면 아침에도 기준을 넘길 수 있습니다.
아침 단속 0.04%도 위드마크로 수치를 낮출 수 있나요?
운전 직후 현장에서 잰 호흡 수치는 위드마크 계산으로 낮추기 어렵습니다. 이 공식은 측정을 못 했거나 늦게 한 사건의 빈칸을 메우는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마지막 잔부터 90분 넘게 지난 하강기라면 운전 시점이 더 높았을 가능성이 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0.04% 초범이면 면허가 바로 취소되나요?
0.03% 이상 0.08% 미만은 취소가 아니라 벌점 100점에 따른 면허정지 100일입니다. 생계형 운전 등 일정 조건을 갖추면 이의신청이나 행정심판으로 50일까지 감경될 수 있습니다. 다만 0.08% 이상이거나 인적 피해 사고가 있으면 취소 대상이 됩니다.
Sources
- 전날 밤 마신 술, 아침 출근길 단속에서 0.04%가 나왔습니다법무법인 아이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