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0년, 남편 국민연금 나눠 받을 수 있나
내 몫은 남편 연금의 절반이 아니라, 부부로 산 기간 몫의 절반이다.
- 남편 국민연금은 나눠 받지만 '연금 절반'이 아니라 혼인 기간 몫의 절반이다.
- 결혼 전·보험료 미납·별거 기간은 혼인 기간에서 빠져 금액이 줄어든다.
- 요건 갖춘 날부터 5년, 이혼 효력일부터 3년 선청구를 챙겨 두어야 한다.
결혼 30년 차에 이혼을 생각하면 집보다 매달의 생활비가 먼저 걸린다. 남편 이름으로 30년 쌓인 국민연금은 나눠 받을 수 있다. 다만 그 몫은 남편 연금의 절반이 아니다. 남편이 보험료를 붓던 기간 중 실제로 부부로 산 기간, 그에 해당하는 금액의 절반이다.
분할연금, 누가 얼마를 받나
분할연금은 이혼한 사람이 전 배우자의 노령연금 가운데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몫을 자기 이름으로 평생 받는 연금이다. 국민연금법 제64조가 정한 제도다. 살림하고 아이를 키운 기간도 연금 형성에 기여한 기간으로 본다. 위자료나 생활비 약정과는 다르다. 전 남편이 보내 주는 돈이 아니라 국민연금공단이 직접 지급한다. 재혼해도 끊기지 않고, 전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도 영향받지 않는다.
요건은 넷이고 모두 갖춰져야 지급이 시작된다. 혼인 기간이 가입기간 중 5년 이상일 것, 법률상 이혼이 성립했을 것, 전 남편이 노령연금 수급권을 얻었을 것, 본인이 지급연령에 이르렀을 것이다. 지급연령은 출생연도에 따라 다르다. 1965~1968년생은 64세, 1969년 이후 출생자는 65세다.
주의할 점은 별거와 이혼이 다르다는 것이다. 몇 년째 따로 살아도 법률상 이혼이 되지 않았다면 두 번째 요건이 빠져 분할연금은 생기지 않는다. 남편이 공무원연금·사학연금을 받는다면 각 연금법의 규정이 적용되고 청구 기관도 달라진다.
결혼은 30년인데 왜 혼인 기간은 15년인가요?
계산에 쓰는 혼인 기간은 결혼한 햇수가 아니다. 남편이 국민연금에 가입해 있던 기간 가운데 실제로 부부로 산 기간이다. 결혼 전에 낸 보험료, 결혼 중이라도 보험료를 내지 않은 기간은 빠진다. 이 기간의 연금액을 절반씩 나눈 것이 분할연금이다(제64조 제2항).
한 부부를 예로 든다. 남편의 가입기간은 모두 25년(300개월)인데, 결혼 전 5년을 빼면 혼인 중 가입기간은 20년이다. 남편이 장사하던 5년은 보험료가 없었기 때문이다. 남편 노령연금이 월 100만 원이라면 240/300을 곱한 80만 원이 혼인 기간 몫이고, 아내 몫은 그 절반인 40만 원이다.
여기에 별거 5년도 빠진다. 2016년 말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2018년 6월부터는 별거·가출 등 실질적 혼인관계가 없던 기간을 혼인 기간에서 제외한다. 그 5년을 더 빼면 혼인 기간은 180개월로 줄고 분할연금은 월 30만 원이 된다. 결혼 햇수를 떠올리며 어림한 금액보다 작게 나오는 이유다. 다만 별거 기간은 주장만으로 빠지지 않는다. 공적 기록이나 법원 판결처럼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절반은 바뀔 수 있고, 기한은 둘이다
절반은 기본값일 뿐이다. 이혼할 때 두 사람이 정하거나 법원이 정한 비율이 있으면 그것이 우선한다(제64조의2, 민법 제839조의2·제843조). 그래서 황혼이혼에서는 연금 비율도 집이나 예금처럼 협상 대상이 된다. 다만 '앞으로 재산분할을 일체 청구하지 않는다'는 포괄적 문구만으로는 분할연금을 포기한 것으로 보지 않는 것이 법원의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연금 분할을 분명히 정했을 때에만 그 비율대로 지급된다.
기한은 두 가지다. 네 요건을 모두 갖춘 때부터 5년 안에 청구해야 한다(제64조 제3항). 지급연령 전에 미리 신청해 두는 선청구는 이혼 효력일부터 3년 안에 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실수가 '아직 받을 나이가 아니라'며 미뤄 두는 것이다. 분할연금은 청구가 있어야 지급되고, 5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다.
그래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나
먼저 세 가지를 확인한다. 남편이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지, 혼인 중 가입기간이 얼마인지, 별거한 기간이 있었는지다. 이 셋이 금액과 시기를 좌우한다.
비율을 법대로 나누고 별거를 다툴 일이 없다면 청구는 본인이 공단 지사에서 직접 하면 된다. 반면 비율을 바꾸려 하거나, 별거 기간이 다투어지거나, 연금을 아파트 지분 같은 다른 재산과 맞바꾸려 할 때는 법률 판단이 필요하다. 이혼 소송에서 남편 쪽이 별거 시점을 판결문이나 조정조서에 남기려는 까닭도 그 한 줄이 수십 년 치 연금을 정하기 때문이다.
이혼 서류를 정리하는 김에 선청구까지 해 두면 몇 년 뒤의 기억에 기대지 않아도 된다. 본인의 노령연금은 분할연금과 별개로 함께 받을 수 있으니, 가입기간이 10년에 못 미친다면 추후납부로 채울 수 있는지 공단에 물어볼 만하다.
자주 묻는 질문
별거 중인데 아직 이혼은 안 했습니다. 분할연금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없습니다. 법률상 이혼이 성립해야 요건이 충족되기 때문입니다. 수십 년 별거해도 혼인관계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분할연금 수급권 자체가 생기지 않습니다. 반대로 이혼이 성립하면 별거했던 기간은 혼인 기간 계산에서 빠져 금액이 줄어듭니다.
재혼하면 분할연금이 끊기나요?
끊기지 않습니다. 한번 수급권이 생기면 받는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 계속 지급됩니다. 재혼하면 소멸하는 유족연금과 다른 점입니다. 전 남편이 먼저 사망해도 분할연금은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지금 이혼하면 연금은 바로 나오나요?
대개 바로 나오지 않습니다. 본인이 지급연령(출생연도에 따라 64~65세)에 이르러야 지급이 시작됩니다. 지급연령 전이라면 이혼 효력일부터 3년 안에 선청구를 해 두고, 요건을 모두 갖춘 날부터 5년 안에 청구해야 합니다.
Sources
- 결혼 30년 만의 이혼, 남편 국민연금도 나눠 받을 수 있을까법률사무소 카라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