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엔 '사장님', 실제론 '직원'인 사람들
근로자 추정제는 근로자성 입증의 무게추를 노동자에서 사업주로 옮긴다.
- 근로자 추정제는 근로자성 입증 부담을 사업주에게 옮긴다.
- 이름이 아닌 지휘·감독·근무시간 등 실질로 근로자성을 판단한다.
- 일하는 사람은 지시·근무·보수 자료를, 사업주는 운영 방식을 점검하라.
배달 라이더, 방문 강사, 위탁 판매원. 이들은 계약서상 '개인사업자'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해진 시간에 앱을 켜고, 회사가 정한 매뉴얼대로 움직이며, 실적을 관리받는다. 계약서의 이름과 일하는 방식이 어긋날 때, 법은 누구의 편에 서는가. 이 오래된 물음을 다시 꺼낸 자리가 지난 5월 20일 법무법인 율촌의 세미나였다.
근로자성은 '이름'이 아니라 '실질'로 정해진다
판례는 오래전부터 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을 본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지, 근무시간과 장소가 정해져 있는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가인지 등을 종합해 근로자성(근로기준법상 보호받는 근로자인지 여부)을 판단해 왔다.
문제는 이 판단을 다투는 부담이 대체로 일하는 사람 쪽에 있었다는 점이다. 근로자라고 주장하려면 스스로 지휘·감독의 증거를 모아야 했다. 개인이 회사의 내부 자료에 접근하기란 쉽지 않다.
추정제가 바꾸는 것은 '입증책임'이다
근로자 추정제의 핵심은 무게추의 이동이다.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일단 근로자로 추정하고, 근로자가 아니라는 점을 사업주가 반증하도록 하는 구조다. 개정 논의는 이런 취지를 담은 것으로 소개됐다.
이 전환은 플랫폼 종사자에게 특히 크게 작용할 수 있다. 형식상 자영업자로 계약했더라도 실질이 근로에 가깝다면, 다툼의 출발선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최종 판단은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어떻게
일하는 사람이라면 지시 내역, 근무표, 보수 산정 방식이 담긴 자료를 평소에 남겨 두는 편이 유리하다. 사업주라면 계약서 문구만 정비할 것이 아니라 실제 업무 운영 방식이 지휘·감독에 해당하지 않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제도가 확정되기 전이라도, 형식과 실질의 간극을 줄이는 일이 분쟁을 막는 첫걸음이다.
자주 묻는 질문
프리랜서 계약서에 서명해도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나요?
계약서의 이름보다 실제로 일한 방식이 우선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고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가라면, 형식상 개인사업자라도 근로자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다만 최종 판단은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되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핵심은 입증책임의 이동입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일단 근로자로 추정하고, 근로자가 아니라는 점을 사업주가 반증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지금까지 일하는 사람이 지고 있던 입증 부담이 사업주 쪽으로 옮겨집니다.
근로자성을 다투려면 어떤 자료를 준비해야 하나요?
지시 내역, 근무표, 보수 산정 방식이 담긴 자료를 평소에 남겨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런 기록은 지휘·감독을 받았는지 판단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