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실적 대리작성, 왜 업무방해가 되나
입시에 쓸 논문·실적을 대신 만들어 넣으면, 그 순간 대학의 사정 업무가 뚫린다.
한 학생의 지원서에 그럴듯한 연구 실적이 적혀 있다. 그런데 그 실적은 학생이 아니라 다른 손이 만든 것이다. 대학 입학사정관은 그 서류를 진짜라고 믿고 평가한다. 최근 이런 사안에서 대리작성이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왜 '실적 대리작성'이 범죄가 되나
핵심은 위계(僞計)에 의한 업무방해다. 형법은 허위 사실이나 속임수로 타인의 업무 수행을 방해하면 처벌한다. 여기서 방해되는 '업무'는 대학의 입학사정, 즉 지원자를 공정하게 평가·선발하는 일이다.
연구 실적을 대신 만들어 제출하면, 사정관은 지원자의 실제 능력이 아닌 조작된 자료로 판단하게 된다. 서류의 진위를 심사하는 업무 자체가 그릇된 전제 위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판례는 이처럼 평가의 적정성이 침해되는 지점을 업무방해로 봐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논문 저자에 자녀 이름을 끼워 넣거나 봉사·수상 실적을 꾸며 낸 과거 입시비리 사건들이 업무방해죄로 다뤄진 흐름의 연장선이다.
누가, 어디까지 책임지나
주목할 점은 책임이 지원자 본인에게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적을 실제로 대신 작성한 사람, 이를 기획하거나 지시한 사람도 공범으로 평가될 수 있다. 실행을 나눠 맡았더라도 위계의 결과가 하나의 업무방해로 이어졌다면, 각자의 관여 정도에 따라 책임이 갈린다.
다만 성립 여부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실적이 얼마나 허위인지, 그것이 사정 결과에 실제로 영향을 줄 수 있었는지, 개입한 사람이 그 용도를 알았는지가 함께 따져진다. 형식적 도움과 실질적 조작은 법적 평가가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
입시·채용에 쓸 서류라면 '누가 실제로 했는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지도·조언과 대리작성은 다르다. 결과물의 실질을 남이 만들고 이름만 지원자 것으로 올리는 순간, 선의였다는 해명은 통하기 어렵다. 이미 제출한 자료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확산되기 전에 형사 절차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관여 범위부터 정리하는 편이 낫다.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