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서명 빠진 공소장, 재판 6건이 무너진 이유
공소제기의 형식 요건이 빠지면 유무죄를 따지기도 전에 재판이 끝날 수 있다.
공소장에 검사의 서명이 없었다. 그 한 가지 흠 때문에 재판 6건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2026년 7월 알려진 사례다. 피고인이 무엇을 했는지, 유죄인지 무죄인지는 법정에서 한 번도 다뤄지지 못했다. 재판은 그 앞 단계에서 멈췄다.
내용이 아니라 '형식'에서 걸렸다
형사재판은 검사가 공소를 제기(기소)하면서 시작된다. 이 시작을 알리는 문서가 공소장이다. 형사소송법은 공소장에 검사가 기명하고 서명·날인하도록 정하고 있다. 누가 어떤 책임으로 사건을 법원에 넘겼는지 명확히 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다.
이 요건이 빠지면 법원은 본안(유무죄) 심리에 들어가지 않고 공소기각 판결을 할 수 있다. 공소기각은 '기소 자체가 법이 정한 방식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종료하는 절차적 판단이다. 피고인이 죄가 없다고 확인해 준 무죄와는 다르다. 다툼의 실체에는 손대지 않은 채, 문턱에서 사건을 돌려보내는 것이다.
나중에 서명하면 되지 않나
흠이 있으면 뒤늦게 보완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이를 추완(뒤늦은 보정)이라 한다. 그러나 공소제기의 방식에 관한 요건은 사건의 출발점을 규율하는 것이어서, 사후 보완으로 쉽게 치유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해다. 최종 판단은 구체적 사실관계와 법원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핵심은 절차적 적법성 그 자체에 있다. 국가가 개인을 형사법정에 세우려면, 그 시작부터 법이 정한 형식을 지켜야 한다. 형식은 요식행위가 아니라 국가 형벌권 행사의 정당성을 담보하는 장치다.
그래서 어떻게
피고인과 변호인 입장에서 얻을 교훈은 분명하다. 사건 내용을 다투기에 앞서 기소 절차 자체가 적법했는지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공소장의 형식적 요건 흠결은 실체 판단 없이 사건을 끝낼 수 있는 사유다. 다만 검찰이 재기소나 상소로 대응할 여지가 있으므로, 공소기각이 곧 사건의 완전한 종결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함께 염두에 둬야 한다.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