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진 데려가 새 방송, 부정경쟁방지법에 걸릴까
저작권 침해는 아니어도 '무형의 성과 도용'은 별개로 인정될 수 있다.
한 야구 예능이 인기를 끌자, 그 출연진 상당수가 비슷한 콘셉트의 다른 방송에 모여 나타났다. 시청자 눈에는 '그 프로의 연장선'처럼 보였다. 원제작사는 성과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했고, 법원은 그 주장의 일부를 받아들였다.
저작권으로는 못 잡는 것들
방송 프로그램에서 저작권이 보호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표현'된 영상·대본·편집이다. 출연진 조합, 기획 의도, 프로그램이 쌓은 이미지 같은 무형의 요소는 저작권만으로 붙잡기 어렵다.
이번 사건에서도 법원은 저작권 침해 등 일부 청구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방송이 원 프로그램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며, 부정경쟁방지법 일부 조항 위배 소지를 인정해 원제작사 측 일부 승소로 봤다. 저작권의 문은 닫혀 있어도, 다른 문이 열려 있었던 셈이다.
'성과 도용'이라는 별도의 문
부정경쟁방지법(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는 이른바 '성과 도용' 조항이 있다.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든 성과를, 공정한 거래 관행에 반해 무단으로 자기 영업에 쓰는 행위를 금지한다. 저작권처럼 딱 떨어지는 '표현'이 아니어도, 시장에서 쌓아 올린 성과 그 자체를 보호 대상으로 본다.
다만 이 조항은 만능이 아니다. 어디까지가 정당한 경쟁이고 어디부터가 무임승차인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크게 갈린다. 실제로 이번 사건에서 상대측은 기존 팀 해체 후 재창단이라며 정당한 활동임을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콘텐츠 분쟁에서는 저작권과 부정경쟁방지법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영상을 그대로 베끼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심하는 것은 이르다. 기획·인력·시장 이미지처럼 형체 없는 성과도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성과를 지키려는 쪽은 자신이 들인 투자와 노력을 기록으로 남겨 두는 것이 유리하다. 결국 판단은 '공정한 관행을 벗어났는지'에 달려 있고, 그 답은 개별 사실관계에서 나온다.
참고·출처
- '불꽃야구' 7일 첫 생중계 예고 · 에펨코리아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