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2026.10.29 Thu
LAWNALD

로날드

오늘의 사건을, 법의 언어로

매일 5건 · 편집진 검수 후 공개

월세 깎아주기 약속, 바뀐 건물주도 지켜야 할까

임차인에게 유리한 차임 면제 약정도 사업자등록으로 공시되지 않으면 새 임대인에게 통하지 않는다.

자문변호사오승준· 법무법인 액시스 대표변호사
Published — 2026.10.29읽는 시간 2분
At a Glance한눈에 보기
  • 차임 인하 약정도 공시 안 되면 새 임대인에겐 못 통한다
  • 핵심은 사업자등록 정정신고로 바뀐 조건을 드러냈는지
  • 월세 깎기로 했다면 계약서 갱신과 정정신고로 흔적을 남겨라

코로나 시기, 많은 상가 임차인이 임대인과 월세를 깎기로 합의했다. 구두로, 혹은 메모 한 장으로. 그런데 그사이 건물이 팔렸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새 건물주가 "나는 그런 약속을 한 적 없다"며 원래 계약서상 월세를 요구할 때, 임차인은 깎인 금액을 지킬 수 있을까.

대법원은 '공시되지 않은 약정은 통하지 않는다'고 봤다

대법원은 상가건물 임대차에서 임차인에게 유리하게 변경된 차임 면제 약정이라도, 사업자등록 정정신고로 공시되지 않았다면 새 임대인(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26.6.25. 선고 2026다201494 판결). 원심은 임차인 손을 들어줬으나, 대법원은 이를 파기환송했다.

핵심은 '대항력'이라는 개념이다. 대항력이란 계약 당사자가 아닌 제3자, 특히 건물을 새로 사들인 사람에게도 내 임차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힘이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건물 인도와 사업자등록을 갖추면 그 다음 날부터 대항력을 인정한다. 건물주가 바뀌어도 기존 임대차 조건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 근거다.

왜 임차인에게 유리한 약정인데도 보호받지 못하나

언뜻 이상하게 들린다. 월세를 깎은 건 임차인에게 이득인데, 왜 그 이득이 새 임대인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걸까.

대항력의 바탕은 '공시'다. 건물을 사려는 사람은 등기부와 임차인의 사업자등록 내용을 보고 권리관계를 파악한다. 공개된 정보에 드러나지 않은 뒷약속까지 새 소유자가 떠안으라고 하면 거래 안전이 흔들린다. 그래서 대법원은 임차인에게 유리한 방향의 변경이든 불리한 방향이든, 공시라는 외형을 갖추지 못한 약정은 제3자에게 주장할 수 없다는 일관된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리하면, 원래 월세가 공시된 상태에서 당사자끼리만 차임을 깎았다면, 새 임대인은 공시된 '원래 월세'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임차인이 믿었던 인하 약정은 옛 임대인과의 관계에서만 효력을 가진다.

상가 월세를 깎기로 했다면 무엇을 바꿔야 하나

열쇠는 변경된 조건을 공적 기록에 남기는 일이다. 상가 임차인은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하면서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한다. 차임이 바뀌면 변경된 계약 내용으로 사업자등록 정정신고를 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구체적으로는 세 가지다. 첫째, 구두 합의에 그치지 말고 변경 계약서를 새로 작성한다. 둘째, 바뀐 차임으로 사업자등록 정정신고를 마친다. 셋째, 확정일자를 다시 받아 둘지 검토한다. 이 흔적들이 있어야 건물이 팔린 뒤에도 '깎인 월세'가 공시된 조건으로 인정될 여지가 생긴다.

그래서 어떻게

월세를 깎기로 했다면, 합의서 한 장으로 안심하지 말아야 한다. 그 약정은 나와 지금 임대인 사이에서만 유효할 수 있고, 건물이 넘어가는 순간 사라질 위험이 있다.

임대차 조건이 바뀔 때마다 계약서를 갱신하고, 상가라면 사업자등록 정정신고로 변경 내용을 공시해 두는 것. 이것이 건물주가 바뀌어도 내 조건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이미 구두로만 깎아 왔다면, 지금이라도 서면과 정정신고로 흔적을 남겨 두는 편이 낫다.

자주 묻는 질문

FAQ — 03

월세를 깎기로 구두 합의만 했는데 건물이 팔리면 어떻게 되나요?

공시되지 않은 인하 약정은 새 임대인에게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새 소유자는 공시된 원래 월세를 기준으로 청구할 여지가 있으니, 구두 합의 단계에 머물지 말고 변경 계약서와 사업자등록 정정신고로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사업자등록 정정신고를 하면 깎은 월세가 무조건 인정되나요?

정정신고는 변경된 조건을 공시하는 중요한 절차이지만 그 자체로 모든 것을 보장하진 않습니다. 변경 계약서, 확정일자 등 전체 정황이 함께 갖춰졌는지, 건물 양도 시점과의 선후관계는 어떤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임차인에게 유리한 약정인데도 보호받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요?

대항력의 전제가 '공시'이기 때문입니다. 유리하든 불리하든 공개된 기록에 드러나지 않은 약정은 건물을 새로 산 제3자에게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거래 안전을 위해 외형에 드러난 권리관계를 기준으로 삼는 것입니다.

관련 기사

Related — 03

Disclaimer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