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진료기록 몰래 본 간호사, 병원도 처벌받나
전자기록은 열어 본 것만으로 처벌, 병원은 양벌규정으로 벌금형을 받는다. 결론은 접속기록과 평소 감독에서 갈린다.
- 전자기록은 열어 본 것만으로 5년 이하 징역·5천만원 벌금 대상이다
- 남에게 알렸다면 고소가 있어야 처벌, 열람 자체는 고소 없이도 처벌된다
- 병원은 접근권한·접속기록 점검 등 감독을 실제로 했는지로 갈린다
간호사가 지인의 진료기록을 업무와 상관없이 열어 봤다는 민원이 들어왔다. 원장과 행정 책임자가 가장 먼저 묻는 것은 하나다. 병원도 처벌받느냐. 의료법 제91조 양벌규정에 따라 병원도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그 위반이 병원 업무에 관해 일어났어야 하고, 병원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했다면 처벌을 면한다. 결국 간호사가 무엇을 했는지와 병원이 평소 무엇을 해 두었는지가 결론을 정한다.
기록만 열어 봐도 처벌받나요
전자의무기록(EMR)이라면 열어 본 것만으로 처벌 대상이다. 의료법 제23조 제3항은 누구든 정당한 사유 없이 전자의무기록의 개인정보를 탐지하지 못하게 한다.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병원 직원이라는 사실 자체가 열람의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정당한 사유'는 그 기록이 직원의 업무에 필요했느냐를 말한다. 담당 병동 환자이거나 검사·처치를 돕느라 화면을 열었다면 사유가 있다. 지인이 입원했다는 말에 진단명이 궁금해 열었다면 업무상 필요가 없다. 이때는 내용을 누구에게도 전하지 않았어도 열람 자체가 문제된다.
잠깐 봤을 뿐이라는 해명은 사실관계를 바꾸지 못한다. 대부분의 EMR은 누가 언제 어느 환자의 화면을 열었는지 접속기록으로 남긴다. 그래서 다툼은 '봤느냐'보다 '왜 봤느냐'로 모인다. 종이 차트라면 제23조는 적용되지 않고, 쟁점은 본 내용을 남에게 알렸는지로 옮겨 간다.
남에게 말했다면 무엇이 달라지나
본 내용을 남에게 알렸다면 적용 조문이 늘어난다. 의료법 제19조는 업무상 알게 된 타인의 정보 누설을, 제21조 제2항은 환자 아닌 사람에게 기록을 보여 주거나 사본을 내주는 행위를 금지한다. 위반하면 제88조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이다.
제88조는 이 두 조문 위반에 대해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한다. 환자가 고소하지 않으면 이 부분은 처벌할 수 없다. 고소는 형사소송법 제230조에 따라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한다.
그러면 합의하면 끝나느냐는 물음이 따라온다. 제23조 제3항의 탐지에는 고소 요건이 없다. 환자가 고소를 취소해도 기록을 열어 본 부분의 수사와 재판은 이어질 수 있고, 합의는 형을 정할 때 참작되는 사정에 그친다. 혼자 화면을 연 행위는 제23조 제3항, 알린 행위는 제19조·제21조 제2항으로 나뉜다고 정리하면 된다.
개인적 호기심이었다면 병원 업무일까
양벌규정은 직원의 위반을 이유로 사용자까지 처벌한다. 제91조는 종업원이 법인·개인의 업무에 관해 위반하면 그 법인·개인에게도 벌금형을 과하되,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벌하지 않는다고 단서를 둔다. 법인 개설 병원이면 법인이, 개인 개설이면 원장 본인이 벌금형을 받는다.
법원은 '업무에 관하여'를 행위의 외형과 행위자의 의사를 함께 보고 판단하는 흐름이다. 보호자 문의에 답하다 다른 환자 정보를 흘렸다면 업무관련성이 쉽게 인정된다. 반면 지인의 사생활이 궁금해 연 기록이라면 병원 업무를 위한 행위가 아니었다고 다툴 근거가 있다.
다만 병원 계정과 단말기로 근무 중에 연 외형 때문에 병원도 함께 입건되는 일이 적지 않다. 수사가 시작되면 병원과 직원의 이해가 갈린다. 직원이 '교육받은 적 없고 모든 기록이 열려 있었다'고 진술하면, 그 진술이 병원의 감독 소홀을 그대로 뒷받침한다.
그래서 병원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
감독을 다했는지는 접근권한 설정, 접속기록 점검, 보호 교육과 보안서약서, 실제 징계 이력으로 판단된다. 형식만 갖춘 경우는 평가가 박하다. 서약서가 있어도 전 직원이 모든 환자 기록을 열 수 있게 설정됐다면 주의·감독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
지금 할 일 하나를 고르라면, 그 간호사가 기록을 연 날짜 전후의 접속기록을 따로 보존하는 것이다. 설정에 따라 오래된 기록은 덮어써질 수 있다. 그 기록에는 간호사의 열람과 병원의 점검 이력이 함께 담긴다. 업무관련성을 다툴 때도, 감독을 보여 줄 때도 출발점은 그 기록이다.
해고나 중징계는 사실 확인 전에 서둘러 확정하지 않는 편이 낫다. 상시 5명 이상 병원이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하고, 사후 징계가 위반 전의 감독을 증명해 주지도 않는다. 그 사이에는 해당 직원의 열람 권한을 업무에 필요한 범위로 좁혀 두면 충분하다.
자주 묻는 질문
환자가 고소를 취소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남에게 알린 행위(제19조·제21조 제2항)는 고소가 있어야 처벌되므로 고소 취소로 닫힐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록을 열어 본 탐지 행위(제23조 제3항)에는 고소 요건이 없어 수사와 재판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합의는 형을 정할 때 참작되는 사정에 그칩니다.
무단열람으로 원장도 면허를 잃나요?
양벌규정으로 원장이 받는 것은 벌금형이라 면허 결격·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2023년 11월 시행 개정 의료법은 금고 이상의 형을 결격 사유로 삼기 때문입니다. 다만 간호사 본인에게 징역형이 확정되면 면허를 잃을 수 있습니다.
형사에서 무죄여도 환자에게 배상해야 하나요?
민법 제756조는 피용자가 사무집행에 관해 입힌 손해를 사용자가 배상하도록 정합니다. 병원 계정으로 연 기록이면 외형상 직무 범위로 볼 여지가 커, 개인적 일탈이라 형사 벌금을 면해도 민사 책임은 벗기 어렵습니다. 선임·감독 주의를 이유로 한 면책이 실제 인정되는 예는 드뭅니다.
Sources
- 간호사가 지인 진료기록을 몰래 봤다는 민원, 병원도 처벌받는가법무법인 액시스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