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법률

자격 없는 '회장'이 판 종중 땅, 어디까지 돌려받나

무권대표가 처분한 비법인사단 부동산, 반환은 '실제 종중에 남은 이익' 한도에서만 이뤄진다.

읽는 시간 2오승준 변호사 자문

어느 종중의 땅이 팔렸다. 그런데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회장'은 적법한 절차로 뽑힌 대표가 아니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종중은 땅을 되찾으려 나선다. 이때 종중이 돌려줘야 할 돈은 회장이 받은 매매대금 전부일까, 아니면 그중 일부일까.

2026년 7월, 이 물음에 대한 법원 판단이 전해졌다. 무자격 회장이 처분한 종중 땅값 가운데 실제 종중에 귀속된 만큼만 반환하면 된다는 것이다.

대표 자격 없는 처분은 왜 문제인가

종중이나 문중은 법인 등기가 없는 '비법인사단'이다. 사람들의 모임이지만 재산을 소유하고 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 다만 대표 자격은 규약과 총회 결의라는 절차로 정해진다.

이 절차를 밟지 않은 사람이 대표 행세를 하며 부동산을 판 것을 '무권대표' 행위라 한다. 대표할 권한 없이 한 처분이므로, 원칙적으로 종중을 구속하지 못한다. 종중은 그 거래의 효력을 부인하고 땅의 회복을 구할 수 있다.

반환은 '전부'가 아니라 '현존이익' 한도

문제는 균형이다. 거래를 무효로 돌리면 종중은 땅을 되찾지만, 상대방이 낸 돈은 부당이득(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익)으로 돌려줘야 한다. 그런데 그 돈이 종중에 온전히 들어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

법원은 종중이 실제로 얻어 지금까지 남아 있는 이익, 즉 '현존이익' 한도에서만 반환하면 된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무자격 회장이 대금을 개인적으로 써버렸다면 그 부분까지 종중이 책임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반환 범위는 '얼마를 받았나'가 아니라 '얼마가 종중에 남았나'로 판가름 난다.

그래서 어떻게

종중 재산 분쟁의 승패는 결국 돈의 흐름을 증명하는 데 달려 있다. 매매대금이 어디로 갔는지, 종중 계좌에 얼마가 들어왔고 어디에 쓰였는지를 통장·회계장부로 남겨두는 것이 핵심이다.

대표를 새로 뽑을 때는 규약과 총회 결의 절차를 문서로 확실히 갖춰야 한다. 자격 다툼의 불씨를 남기지 않는 것이 사후 소송보다 훨씬 싸게 먹힌다. 이미 무권대표 처분이 벌어진 뒤라면, 대금의 귀속과 사용 내역을 서둘러 확보해 두는 편이 유리하다.

#종중재산#비법인사단#부당이득#무권대표#부동산분쟁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REL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