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돈 압류했는데, 신탁사가 지급 거절?
자금관리계약의 '집행 보류' 조항은 압류·추심 채권자에게도 통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 신탁사 계좌 압류만으로 분담금 지급은 보장되지 않는다.
- 계약상 자금집행 보류 조항은 압류·추심채권자에게도 대항된다.
- 대리사무계약의 보류 조항과 충족 여부부터 먼저 확인해야 한다.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했다 탈퇴한 조합원이 있다. 돌려받아야 할 분담금이 있지만 조합엔 현금이 마르고 없다. 대신 조합 돈은 신탁회사(자금관리를 맡은 사업 대리사무 수탁자)가 쥐고 있다. 그래서 조합이 신탁사에 가진 채권을 압류하고 추심을 걸었다. 신탁사가 돈을 갖고 있으니 받아낼 수 있을까. 대법원은 최근 이 물음에 신중한 제동을 걸었다.
계약서 속 '보류 조항'이 열쇠였다
자금관리 대리사무계약에는 대개 특정 조건이 갖춰져야만 돈을 내주도록 하는 '자금집행 보류' 조항이 있다. 사업비가 엉뚱한 곳으로 새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핵심은 이 조항을 압류·추심에 나선 조합원에게도 내세울 수 있느냐다. 추심채권자는 원래 채무자(조합)가 가진 권리를 그대로 넘겨받는다. 채무자가 아직 청구할 수 없는 돈이라면 채권자도 청구할 수 없다는 뜻이다. 대법원 2026다203000 판결은 신탁사가 계약상 집행 보류 사유를 들어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보아, 지급을 명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추진위 단계 법리, 설립 후 조합에도
이 사안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적용 범위다. 그동안 이런 법리는 조합설립인가 전 추진위원회 단계 사업에서 주로 다뤄져 왔다. 대법원은 같은 논리가 설립인가를 받은 조합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결국 신탁사가 보관 중인 돈이라 해도, 계약이 정한 집행 조건이 충족되기 전이라면 그 자체를 곧바로 뽑아낼 수 있는 재산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구체적 결론은 계약 문언과 보류 사유의 충족 여부 등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
조합에서 돈을 돌려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압류 대상부터 다시 따져야 한다. 신탁사 계좌를 압류했다고 해서 지급이 보장되지 않는다. 대리사무계약서에 어떤 집행 보류 조항이 있는지, 그 조건이 충족됐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계약 내용을 확보하기 어렵다면 문서제출명령 등 절차를 검토하고, 조합 자체 재산에 대한 집행 등 다른 회수 경로를 함께 저울질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자주 묻는 질문
신탁사 계좌를 압류하면 분담금을 바로 받을 수 있나요?
바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추심채권자는 채무자인 조합이 가진 권리를 그대로 넘겨받기 때문에, 조합이 아직 청구할 수 없는 돈이라면 채권자도 청구할 수 없습니다. 계약상 집행 보류 조건이 충족되기 전이라면 신탁사가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자금집행 보류 조항은 압류채권자에게도 통하나요?
대법원은 신탁사가 계약상 집행 보류 사유를 들어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구체적 결론은 계약 문언과 보류 사유 충족 여부 등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법리는 설립인가를 받은 조합에도 적용되나요?
적용됩니다. 그동안 추진위원회 단계 사업에서 주로 다뤄지던 법리를, 대법원은 설립인가를 받은 조합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