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약속 어긴 신탁사, 256억 전액 배상 판결
책임준공확약을 어긴 신탁사에 원금과 연 12% 지연이자 전액을 물린 첫 판결이 나왔다.
평택의 한 물류센터 공사가 멈췄다. 준공을 약속했던 신탁사는 건물을 완성하지 못했고, 23개 금고로 구성된 대주단은 빌려준 256억원을 돌려받지 못했다. 대주단은 준공을 책임지기로 한 신탁사에 그 돈을 대신 물어내라고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재판장 최누림)는 5월 30일 원고 전부 승소 판결했다. 미상환 원금 256억원과 연 12%의 지연이자를 신탁사가 지급하라는 내용이다. 신탁사는 6월 20일 항소했다.
'책임준공확약'이 무엇이길래
부동산 PF(개발사업 자금대출)에서 신탁사는 정해진 기한까지 건물을 준공하겠다고 약속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책임준공이행확약이라 부른다. 준공이 되면 담보가 완성돼 대주단이 돈을 회수할 길이 열린다. 준공에 실패하면 신탁사가 대출원리금 상당액을 배상하는 구조다.
이번 사건은 신탁사의 준공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인정 여부와 범위를 정면으로 다룬 판결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유사한 PF 분쟁의 향방을 가늠할 잣대가 될 수 있다.
담보가 있는데 왜 전액을 물리나
관건은 감액이었다. 신탁사 측은 물류센터 감정평가액이 약 403억원에 이르는 만큼, 이를 처분하면 대출금 상당 부분을 회수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다툴 여지가 있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감정가가 있더라도 실제 처분 가능성과 시장 상황이 유동적이어서, 배상액을 깎으면 대출원리금 회수를 보장한다는 확약 본래의 기능이 훼손된다고 봤다. 민법 제398조는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도록 정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감액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확약서를 쓰는 쪽이든 받는 쪽이든, '준공 보장'이라는 문구의 무게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 담보물의 감정가가 대출액을 웃돈다는 사정만으로 배상 책임이 자동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처분 가능성과 시장 변동까지 따져 회수 보장 기능이 실질적으로 유지되는지가 판단 기준이 된다. 다만 이는 1심 판결이고 신탁사가 항소한 만큼, 감액 법리에 관한 최종 결론은 상급심에서 달라질 수 있다.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