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받은 '3배 배상' 판결, 국내 집행되는 이유
징벌적 성격이라는 이유만으로 외국 판결의 국내 집행을 거부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다.
- 미국의 3배 배상 판결도 국내 집행이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단이다.
- 배수가 붙었다는 형식이 아니라 우리 법질서와의 충돌 여부로 가린다.
- 외국 소송 당사자는 배상액 상한 충돌을 구체적으로 다퉈야 한다.
불공정 경쟁행위로 손해를 입은 회사가 미국 하와이주 법원에서 이겼다. 법원은 A사에 20만 달러, B사에 38만1000달러의 손해를 인정한 뒤, 각각 3배인 60만 달러와 114만3000달러를 배상하라고 명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이 판결을 한국에서 집행할 수 있을까. 우리 법에는 실손해의 3배를 물리는 배상이 원칙적으로 없기 때문이다.
'3배'라는 이유만으로는 막을 수 없다
외국 법원의 확정판결을 국내에서 집행하려면 우리 법이 정한 승인 요건을 통과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판결 내용이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민사소송법상 승인 요건). 징벌적 성격의 배상은 여기서 늘 문제가 됐다.
대법원은 배상액이 실손해의 몇 배로 산정됐다는 사정, 즉 배수(倍數)가 자동으로 붙었다는 것만으로 승인을 거부할 수 없다고 봤다. 손해 전보를 넘어서는 배상이라는 형식보다, 그 결과가 우리 법질서와 얼마나 충돌하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개별 사건마다 저울에 올린다
핵심은 '개별 판단'이다. 대법원은 국내 관련 법령이 정한 배상 상한 등을 고려해 사안별로 승인 여부와 범위를 가려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 법에도 하도급·개인정보 등 일부 영역에서 3배 배상 제도가 도입돼 있다. 특정 유형에서 배수 배상이 이미 우리 질서 안에 들어와 있는 이상, 외국 판결의 배수 배상을 일률적으로 배척하기는 어렵다는 논리로 읽힌다.
다만 이는 모든 징벌적 판결이 그대로 집행된다는 뜻은 아니다. 배상액이 국내 기준에 비춰 지나치게 과도하면 그 일부만 승인될 여지도 남는다.
그래서 어떻게
해외 거래 상대와 분쟁을 겪는 기업이라면, 외국에서 받은 승소판결이 국내 재산 집행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전제로 전략을 짜야 한다. 반대로 외국에서 3배 배상 판결을 받은 당사자라면, '징벌적이라 무효'라는 방어만 믿어선 안 된다. 승부처는 배상액이 우리 법의 상한·질서와 충돌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다투는 데 있다.
자주 묻는 질문
미국서 받은 3배 배상 판결, 한국에서 무조건 집행되나요?
아닙니다. 징벌적 성격이라는 이유만으로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이지 전부 그대로 집행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배상액이 국내 기준에 비춰 지나치게 과도하면 일부만 승인될 여지가 있습니다.
'선량한 풍속·사회질서' 위반은 어떻게 판단하나요?
실손해의 몇 배로 산정됐다는 배수 자체가 아니라, 그 결과가 우리 법질서와 얼마나 충돌하는지를 봅니다. 국내 관련 법령이 정한 배상 상한 등을 고려해 사안별로 승인 여부와 범위를 가립니다.
우리 법에도 3배 배상 제도가 있나요?
네, 하도급·개인정보 등 일부 영역에 3배 배상 제도가 도입돼 있습니다. 이렇게 배수 배상이 이미 국내 질서에 들어와 있어 외국 판결의 배수 배상을 일률적으로 배척하기 어렵다는 논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