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관이 시작한 수사, 왜 '공소기각'인가
검찰수사관의 송치는 사법경찰관 송치와 다르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 검찰수사관이 착수한 수사는 검사 수사 개시로 봐 공소기각 대상이 될 수 있다.
- 검찰청법 제4조 제2항 단서의 '사법경찰관 송치'에 검찰수사관 송치는 포함되지 않는다.
- 형사사건 당사자는 수사의 최초 착수 주체를 기록으로 먼저 확인해야 한다.
뇌물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4명의 재판에서, 정작 다툼의 핵심은 유무죄가 아니었다. '누가 이 수사를 시작했는가'였다. 검찰수사관이 첫 삽을 떴다면, 그 사건을 검사가 기소하는 것이 애초에 허용되는가. 이 물음에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가 2025년 7월 9일 처음으로 답을 내놨다.
수사·기소 분리, 그리고 좁은 예외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은 검사가 직접 수사를 개시한 범죄는 원칙적으로 검사가 기소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른바 수사와 기소의 분리다. 다만 단서에 예외가 있다.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는 그 제한을 받지 않는다. 경찰이 수사해 넘긴 사건은 검사가 수사하고 기소해도 된다는 뜻이다.
쟁점은 이 예외의 문을 얼마나 넓게 여느냐였다. 검찰수사관은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한다. 그렇다면 검찰수사관이 수사해 검사에게 넘긴 것도 '사법경찰관 송치'로 볼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이 가능했다.
대법원, '동일하게 볼 수 없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검찰수사관이 사법경찰관 직무를 수행하며 수사에 착수했더라도, 이는 결국 검사의 수사 개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수사관의 송치를 경찰의 송치와 같게 취급할 수는 없다고 봤다. 조직 구조상 검찰수사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는 검찰 내부 인력이기 때문이다.
예외의 문을 넓히면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 형해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이 해석대로라면, 검찰수사관이 시작한 수사를 검사가 기소한 사건은 공소 제기 절차 자체에 하자가 생겨 공소기각(본안 판단 없이 재판을 끝내는 것)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
이 판단은 검찰청 폐지·공소청 전환 논의가 오가는 국면과 맞물린 첫 대법원 판례다. 형사사건 당사자라면 자신을 겨냥한 수사의 '최초 착수 주체'가 누구인지부터 기록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검사 직접수사에 해당하는데 예외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절차적 하자를 다툴 여지가 열린다. 다만 개별 사건의 결론은 착수 경위와 송치 형식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자주 묻는 질문
검찰수사관이 수사를 시작하면 검사가 기소할 수 없나요?
검찰수사관의 수사 착수는 결국 검사의 수사 개시로 보기 때문에, 검찰청법 제4조 제2항 원칙상 검사가 그 사건을 기소하는 데 제한이 생깁니다. 예외 요건인 '사법경찰관 송치'로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검찰수사관 송치는 왜 경찰 송치와 다르게 보나요?
검찰수사관은 사법경찰관 직무를 수행하더라도 검사의 지휘를 받는 검찰 내부 인력이기 때문입니다. 예외의 문을 넓히면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 형해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판단에 깔려 있습니다.
이 경우 무조건 공소기각이 되나요?
절차적 하자로 공소기각 대상이 될 여지가 열리는 것이지 결론이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개별 사건은 착수 경위와 송치 형식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