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위약금과 위약벌은 다르다, 법원이 못 깎는 돈

손해배상액 예정은 감액되지만, 제재금인 위약벌은 원칙적으로 감액 대상이 아니다.

읽는 시간 1김정웅 변호사 자문

한 연예기획사가 소속 아티스트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청구액이 331억원까지 불었다. 위약벌 190억원, 일실수입 100억원, 명예훼손 10억원이 더해진 금액이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건 '위약벌'이라는 이름이다. 흔히 쓰는 '위약금'과 무엇이 다른가.

같은 위약금이라도 성격이 갈린다

계약을 어겼을 때 무는 돈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손해배상액의 예정'(계약 위반으로 생길 손해를 미리 정해 둔 금액), 다른 하나는 '위약벌'(계약을 어긴 데 대한 제재금)이다.

둘의 결정적 차이는 법원의 개입 여지다. 손해배상액 예정은 민법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반면 위약벌은 손해 전보가 아니라 이행을 압박하는 제재이므로, 이 감액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감액은 안 돼도 '일부 무효'는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위약벌이 무한정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위약벌 액수가 지나치게 과도하면 법원은 그 일부를 '공서양속'(사회 질서와 도덕) 위반으로 보아 무효로 판단할 수 있다. 실제로 위약벌 조항을 일부 무효로 본 사례가 있다는 점이 이번 사건에서도 언급됐다.

이번 분쟁의 위약벌은 '해지일 직전 2년 월평균 매출액 × 남은 계약 개월 수'로 산정됐다. 정부 표준전속계약서에 근거한 방식이다. 산정 공식이 표준서식에서 나왔더라도, 그 결과가 과도한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별도로 다퉈질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

계약서에 '위약금'이라 적혀 있어도 실제 성격은 문구가 아니라 조항의 취지로 판단된다. 서명 전 확인할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이 돈이 손해를 메우는 예정액인지 이행을 압박하는 제재금인지. 둘째, 그 산정 방식이 실제 발생 가능한 손해와 균형이 맞는지다. 성격에 따라 다툴 수 있는 무기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위약벌#손해배상액예정#전속계약#위약금#계약분쟁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REL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