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제품에 하자, 무조건 새 걸로 바꿔달라 할 수 있나
완전물급부청구권은 있지만, 하자가 경미하면 수선으로 제한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다.
막 배송받은 가전제품 표면에 작은 흠집이 있다. 소비자는 곧장 "새것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한다. 판매자는 "수리해 드리겠다"고 맞선다. 어느 쪽 주장이 법적으로 설 자리가 넓을까.
종류매매 매수인의 선택권
같은 종류의 물건을 사고파는 계약을 '종류매매'라 한다. 시중에서 파는 규격 상품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민법 581조는 종류매매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을 때 매수인에게 세 갈래 길을 준다. 계약을 해제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이 둘 대신 하자 없는 물건을 다시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마지막이 이른바 '완전물급부청구권'(하자 없는 완전한 물건의 인도를 청구할 권리)이다. 조문만 보면 소비자는 얼마든지 새 물건으로의 교환을 요구할 수 있는 것처럼 읽힌다.
판례가 그은 제한선
그러나 대법원은 이 권리를 무제한 인정하지 않는다. 하자가 경미하고 수선으로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데도 굳이 완전물급부를 고집하는 것은 매도인에게 지나친 부담을 지운다고 본다(2012다72582 등).
즉 하자의 정도, 수선 가능성, 매도인이 감당할 부담과 매수인이 얻을 이익 사이의 균형이 판단 기준이 된다. 작은 흠집처럼 손쉽게 고칠 수 있는 하자라면 교환이 아니라 수선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하자가 중대해 수선으로도 제 기능을 회복하기 어렵다면 완전물급부청구가 받아들여질 여지가 넓어진다. 결국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갈린다.
그래서 어떻게
먼저 하자의 성격을 냉정히 따져야 한다. 기능에 지장이 없는 미세한 흠인지, 제품 목적 자체를 해치는 결함인지에 따라 요구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진다.
증거 확보가 핵심이다. 수령 직후 하자 상태를 사진·영상으로 남기고, 판매자와의 요구·응답 내용을 기록으로 보존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처음부터 교환만 고집하기보다, 하자의 경중에 맞춰 수선·교환·대금 감액 중 현실적인 선택지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분쟁을 빨리 푸는 길이다.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