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직장

매장에서 일해도 근로자가 아니라는데

백화점 위탁판매원의 근로자성은 '누가 어떻게 지휘했는가'라는 실질로 갈린다.

읽는 시간 2이지은 변호사 자문

백화점 매장에서 매일 아침 문을 열고, 정해진 자리에서 상품을 팔고, 마감 정산을 한다. 겉모습만 보면 영락없는 직원이다. 그런데 법원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라고 본 사례가 있다. 백화점 위탁판매원의 신분을 둘러싼 다툼이다.

이름표가 아니라 '실질'이 기준이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는 계약서에 뭐라 적혔는지로 정해지지 않는다. 법원은 계약의 형식과 무관하게, 일하는 사람이 사업주에게 종속되어 임금을 받고 일했는지를 실질로 따진다. 이를 '사용종속관계'라 부른다.

판단 요소는 여러 갈래다.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는지, 취업규칙·복무규정의 적용을 받는지, 근무시간과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되는지, 스스로 사업 조직을 갖추고 손익을 부담하는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가인지 등을 두루 본다. 어느 하나로 결론이 나지 않고, 전체를 종합해 무게를 잰다.

2020년 대법원 판결이 남긴 것

백화점 매장 위탁판매원의 근로자성을 부정한 2020년 대법원 판결 이후 유사한 판단이 이어졌다. 매장에서 일한다는 사실만으로는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았고, 판매 실적에 연동한 수수료를 받으며 스스로 위험을 부담하는 구조 등이 종속성을 약하게 보는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는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 위에서 내려진 판단이다. 같은 '위탁판매원'이라는 이름이라도 실제 지휘·감독의 강도, 근태 관리 방식, 보수 구조가 다르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플랫폼·특수고용 종사자를 둘러싼 노동 쟁점과 맞닿아 로펌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다뤄지는 이유다.

그래서 어떻게

자신의 신분이 애매하다면, 계약서 문구가 아니라 일상의 증거를 먼저 챙겨야 한다. 출퇴근 지시나 근태 통제가 있었는지, 판매 방식·복장·업무를 회사가 정했는지, 보수가 실적 수수료인지 고정급인지, 다른 일을 겸할 수 있었는지를 기록으로 남긴다. 카카오톡 지시, 근무표, 급여 명세가 핵심 자료가 된다. 근로자성이 인정되면 퇴직금·연차·해고 제한이 뒤따르므로, 다툼 전에 이 실질을 어떻게 입증할지부터 정리하는 편이 낫다.

#위탁판매원#근로자성#사용종속관계#특수고용#노동법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REL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