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로펌' 명단 공개, 어디까지 정당한가
서울변회의 통계 기반 명단 공개, 소비자 알권리와 로펌 명예·영업권이 정면으로 부딪힌다.
- 통계 지표만으로 '주의 로펌' 공개는 명예·영업권 침해 소지가 있다.
- 목적은 정당해도 수단이 비례하고 반론 기회가 있어야 한다.
- 로펌은 산정 방식·이의 절차를, 소비자는 참고 지표로 읽어야 한다.
소속 변호사 100명이 넘는 대형 로펌 18곳가량이 명단에 오를 수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진정·징계와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이 많은 로펌을 '주의 로펌'으로 지정해 공개하는 방안을 구체화하면서다. 변호사 1인당 신청 건수를 같은 규모 로펌의 평균과 비교해 기준을 넘으면 이름을 공개한다는 구상이다.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정보가, 로펌에는 낙인이 될 수 있다.
자율규제라는 이름의 권한, 그 범위
변호사회는 회원에 대한 감독·징계 권한을 가진 자율규제 기구다. 회원의 비위 정보를 수집하고 일정 범위에서 공개하는 것은 이 권한 안에서 정당화될 여지가 있다. 다만 권한이 있다는 것과 그 행사 방식이 적법하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공개는 목적이 정당하고, 수단이 목적에 비례할 때 정당성을 얻는다. 소비자 보호라는 목적은 뚜렷하지만, 통계 지표 하나로 '주의'라는 평가를 붙이는 순간 문제는 복잡해진다.
통계가 곧 '문제 로펌'은 아니다
진정·피해구제 신청 건수가 많다는 사실이 곧 부실 대리를 뜻하지는 않는다. 사건 수가 많으면 신청도 늘 수 있고, 신청과 실제 징계는 별개다.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진정을 근거로 특정 로펌을 지목하면 명예·영업권 침해 소지가 생긴다. 판례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실 적시라도 내용이 진실하거나 진실이라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공개 지표의 산정 근거와 반론 기회가 함께 설계돼야 하는 이유다.
그래서 어떻게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로펌이라면, 공개 기준의 산정 방식과 이의·정정 절차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실익이 크다. 통계의 분모·분자, 대상 기간, 소명 기회 유무를 따져 근거가 부실하면 사전 의견 제출로 다투는 편이 사후 소송보다 낫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의 로펌'이 곧 '문제 로펌'이 아니라, 신청 건수라는 하나의 지표임을 감안해 참고 정보로 읽는 태도가 필요하다.
자주 묻는 질문
진정 건수가 많으면 부실 로펌인가요?
아닙니다. 사건 수가 많으면 신청도 늘 수 있고, 진정과 실제 징계는 별개입니다. 신청 건수는 하나의 지표일 뿐 부실 대리를 뜻하지 않으므로 참고 정보로 읽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변호사회가 명단을 공개하면 명예훼손이 되나요?
자율규제 권한 안에서 정당화될 여지는 있으나, 공개 방식이 적법해야 합니다. 판례상 공익 목적의 사실 적시라도 진실하거나 진실로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위법성이 조각됩니다.
명단에 오를 것 같으면 어떻게 대응하나요?
공개 기준의 산정 방식과 이의·정정 절차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실익이 큽니다. 분모·분자, 대상 기간, 소명 기회를 따져 근거가 부실하면 사전 의견 제출로 다투는 편이 사후 소송보다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