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넘기고 110m 옆에 또 차렸다
영업을 양도한 사람은 법이 정한 기간·지역 안에서 같은 장사를 다시 열 수 없다.
- 권리금 받고 넘긴 뒤 110m 옆 개업, 위자료·영업폐지 명령
- 이름 달라도 고객·업종 겹치면 동종 영업으로 볼 수 있다
- 넘기는 쪽은 계약서에 경업금지 범위를 명시하는 게 안전하다
권리금 4,500만원을 받고 독서실을 넘긴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걸어서 2분 거리, 110m 떨어진 곳에 스터디카페를 새로 열었다. 손님은 자연스럽게 옛 단골을 따라 움직였다. 가게를 산 사람은 소송을 냈고, 법원은 위자료 700만원과 함께 새 영업의 폐지를 명했다.
가게를 넘긴 사람은 '거래처'까지 넘긴 것이다
영업을 양도한다는 것은 간판과 집기만 넘기는 일이 아니다. 그 가게가 쌓아 온 단골, 위치가 주는 이점, 이른바 영업의 무형적 가치까지 함께 넘기는 거래다. 그래서 상법은 영업양도인의 경업금지의무(競業禁止義務·같은 장사를 다시 하지 않을 의무)를 정해 뒀다.
상법 제41조는 당사자 사이에 다른 약정이 없으면, 양도인은 같은 특별시·광역시·시·군과 인접 지역에서 10년간 동종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 양수인이 돈을 주고 산 '고객'을 양도인이 도로 데려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이름이 다르면 괜찮을까
핵심은 간판이 아니라 실질이다. '독서실'과 '스터디카페'는 이름이 다르지만, 공부할 자리를 유료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고객층과 영업 내용이 사실상 겹칠 수 있다. 법원이 동종 영업으로 판단할 여지가 큰 지점이다.
거리도 마찬가지다. 110m라면 옛 가게의 상권 안에 그대로 들어와 있는 셈이다. 위반이 인정되면 손해배상뿐 아니라 문제 된 영업 자체를 접으라는 명령까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이 사안은 보여 준다.
그래서 어떻게
가게를 넘기는 쪽이라면, 계약서에 경업금지의 범위를 분명히 적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어느 지역에서 몇 년간 어떤 업종을 하지 않겠다는 약정을 명시하면 다툼의 소지가 줄어든다. 반대로 넘겨받는 쪽은 이 조항이 없더라도 상법상 의무가 자동으로 적용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같은 상권에 비슷한 가게가 다시 생겼다면, 업종 명칭이 달라도 경업금지 위반을 따져 볼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약정이 없으면 경업금지 의무도 없나요?
약정이 없어도 상법 제41조에 따라 의무가 자동으로 적용됩니다. 같은 특별시·광역시·시·군과 인접 지역에서 10년간 동종 영업을 할 수 없습니다.
업종 이름이 다르면 위반이 아닌가요?
간판이 아니라 실질이 기준입니다. 독서실과 스터디카페처럼 고객층과 영업 내용이 사실상 겹치면 동종 영업으로 판단될 여지가 큽니다.
위반하면 손해배상만 물면 되나요?
손해배상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 사안처럼 위자료와 함께 문제 된 새 영업 자체를 폐지하라는 명령까지 내려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