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주주단체가 대기업 CEO를 배임으로 고발한 날

개정 상법 시행 하루 전 날아든 고발장, 이사 충실의무 확대가 배임죄를 넓힐지 묻는다.

읽는 시간 2김정웅 변호사 자문

2026년 7월 22일, 한 주주단체가 고발장 두 건을 접수했다. 고용노동부 장관을 직권남용·강요 혐의로 공수처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표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배임 혐의로 국가수사본부에 냈다. 하루 뒤인 7월 23일, 이사의 충실의무를 넓히고 3%룰(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규정)을 강화한 개정 상법이 시행됐다. 우연 같은 타이밍이 아니다.

충실의무가 넓어지면 배임도 넓어질까

개정 상법은 이사가 '회사'뿐 아니라 '주주의 이익'까지 고려하도록 충실의무의 대상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상법상 의무의 범위와 형법상 배임죄의 성립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해 재산상 손해를 가할 때 성립한다. 판례는 여기서 경영판단의 원칙을 인정해 왔다. 합리적 정보에 기초한 판단이라면, 결과가 나빴다는 이유만으로 배임을 묻지 않는다는 취지다. 충실의무의 문언이 넓어졌다고 해서 이 형사 법리가 곧바로 흔들린다고 보기는 어렵다. 손해와 고의, 임무위배의 구체적 입증이 여전히 관건이다.

주주가 CEO를 직접 고발할 수 있나

고발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범죄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고, 여기에 특별한 자격은 필요 없다. 다만 고발이 곧 수사 개시나 기소를 뜻하지는 않는다.

주주가 회사의 손해를 문제 삼는 전통적 수단은 형사고발이 아니라 주주대표소송이라는 민사 절차다. 이번 고발은 개정 상법 시행을 계기로 경영 책임을 형사 영역에서 묻겠다는 신호에 가깝다. 실제 성패는 검찰·경찰이 임무위배와 손해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서 어떻게

기업 임원이라면 의사결정의 '근거'를 문서로 남기는 일이 핵심이다. 이사회 의사록, 외부 검토 의견, 대안 비교 자료가 경영판단의 정당성을 뒷받침한다. 주주라면 형사고발과 대표소송의 목적과 요건이 다르다는 점을 먼저 구분해야 한다. 고발장의 무게는 접수가 아니라 입증에서 갈린다.

#배임죄#개정상법#주주운동#3%룰#경영판단원칙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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