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3,808억이 9,440억으로, 무엇이 갈랐나
불법 취득 자금은 재산분할 기여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원칙이 숫자를 다시 썼다.
665억 원, 1조 3,808억 원, 그리고 9,440억 원. 같은 부부의 재산분할 금액이 심급을 거치며 세 번 바뀌었다.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상주)는 2025년 7월 24일 파기환송심에서 분할 비율을 노 관장 1/3, 최 회장 2/3로 정하고 9,440억 원의 현금 지급을 명했다. 이혼과 위자료 20억 원은 이미 확정된 상태였다. 숫자를 갈라놓은 것은 두 개의 법리다.
불법 자금은 '기여'가 아니다
2심은 재산분할액을 1조 3,808억 원으로 봤다. 그 안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 측 자금이 SK 성장에 기여했다는 판단이 담겨 있었다. 대법원은 여기에 제동을 걸었다. 비자금은 불법 취득 자금이므로 재산 형성의 정당한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재산분할은 부부가 함께 모은 재산을 청산하는 절차다(재산분할청구). 그 전제는 각자가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는 점이다. 기여의 원천이 불법 자금이라면, 그만큼을 분할 대상에서 덜어내야 한다는 것이 파기환송의 핵심이었다. 이 지점에서 금액의 뼈대가 달라졌다.
주식은 '언제'로 계산하느냐가 관건
또 하나의 축은 가액 산정 기준시점이다. 주식은 가격이 계속 움직인다. 어느 날의 시세로 계산하느냐에 따라 분할액이 크게 달라진다. 파기환송심은 주식 가액 산정 기준을 2024년 4월 16일로 봤다.
혼인 기간에 형성된 재산이라도, 평가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는 별개의 판단이다. 부동산·주식처럼 변동성이 큰 자산일수록 이 기준시점 하나가 결과를 좌우한다.
그래서 어떻게
큰 자산이 걸린 이혼이라면 두 가지를 먼저 정리해야 한다. 첫째, 분할 대상 재산의 형성 과정을 소명할 자료다. 자금의 출처와 기여의 근거를 문서로 남겨 둘수록 유리하다. 둘째, 주식·부동산 등 변동 자산은 평가 시점에 따라 액수가 달라지므로,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주장할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 금액의 크고 작음이 아니라 '법리'가 결과를 만든다는 점은 일반 이혼에도 똑같이 통한다.
참고·출처
- [속보] 최태원·노소영 파기환송심 재산분할 9440억원 · 에펨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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