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상속

수술 없이도 성별 정정 가능할까

대법원 예규는 성전환수술을 요구하지만, 하급심은 수술이 필수는 아니라는 판단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읽는 시간 2고연희 변호사 자문

한 사람이 가족관계등록부의 성별을 바꾸려 법원 문을 두드린다. 이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질문은 하나다. 성전환수술을 받았는가. 대법원 예규는 수술을 받은 경우를 전제로 성별정정 사무처리 기준을 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법정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적지 않다.

예규는 수술, 하급심은 '반드시는 아니다'

성별정정은 형식상 가족관계등록부의 성별 기재를 고치는 절차지만, 실질은 한 사람의 법적 성(性)을 새로 확정하는 판단이다. 대법원 예규는 이 판단의 사무처리 기준으로 '성전환수술을 받은 경우'를 상정하고 있다.

반면 하급심 흐름은 다르다. 서울서부지법(2013), 청주지법 영동지원(2017), 수원가정법원(2021), 서울서부지법(2023) 등에서 수술이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판단이 나왔다. 예규는 대외적 법규가 아니라 법원 내부의 업무처리 지침에 가깝다. 개별 사건에서 법관이 제반 사정을 종합해 다르게 판단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는 사건마다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갈릴 수 있는 영역이다.

성별이 바뀌면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나

성별정정은 당사자 한 사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부모·배우자·자녀와 연결된 가족관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정정 전 출생한 자녀와의 법적 관계가 쟁점이 된다.

일본 동경고등재판소는 성 변경 심판이 확정되기 전에 태어난 자녀의 인지청구권을 인정한 사례가 있다. 성별의 법적 변경과 이미 형성된 혈연·양육 관계를 별개로 본 것이다. 국내 법원이 같은 결론을 낸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성별정정과 가족관계가 분리해 다뤄질 수 있는 문제임을 보여준다.

그래서 어떻게

성별정정을 고민한다면 두 가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첫째, 예규 기준과 하급심 흐름이 다르므로 신청서에 자신의 상황을 뒷받침할 자료를 두텁게 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 의료 기록, 생활 실태, 정신과적 소견 등이 판단 자료가 된다. 둘째, 자녀나 배우자가 있다면 성별정정이 그 관계에 미칠 영향을 미리 정리해 두어야 한다. 결론은 사건마다 다르므로, 관할 법원의 최근 결정 경향을 확인하고 전문가와 전략을 세우는 편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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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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