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원전 공사비 1조6600억 분쟁, DRB라는 제3의 길

권고안을 거부하면 결국 중재·소송으로 간다 — DRB의 구속력에 답이 있다.

읽는 시간 2김정웅 변호사 자문

1조6,600억원.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UAE 바라카 원전을 놓고 마주한 공사비 분쟁의 규모다. 두 회사는 이 다툼을 풀기 위해 분쟁조정위원회(DRB·Dispute Review Board) 설립을 논의 중이다. 법원도 중재판정부도 아닌, 제3의 창구를 먼저 두겠다는 선택이다.

중재도 소송도 아닌 방식

DRB는 발주자와 시공자가 함께 독립 전문가로 위원회를 꾸려 분쟁을 다루는 방식이다. 대형 국제 건설현장에서 널리 쓰인다. 이유는 단순하다. 공사는 진행 중인데 다툼은 계속 쌓이고, 소송이나 중재는 결론까지 수년이 걸린다. 그 사이 공기(공사기간)와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DRB는 현장 사정을 아는 전문가가 비교적 신속하게 판단을 내린다는 점에서 소송·중재와 갈린다. 소송은 법원 판결로, 국제중재는 중재판정으로 최종 매듭짓는다. 반면 DRB는 그 앞단에서 분쟁의 온도를 낮추는 완충 장치에 가깝다.

권고안은 얼마나 힘을 갖나

핵심은 구속력이다. DRB의 판단은 계약 설계에 따라 힘이 달라진다. 확인된 사실관계에 따르면 이번 논의 구조에서는 한쪽이 위원회 결론에 불복할 경우 중재나 소송으로 이어진다. 즉 DRB의 결론이 그 자체로 최종적·강제적 효력을 갖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실무상 DRB 결론은 계약에서 '권고'로 둘지 '잠정적 구속력'을 부여할지에 따라 성격이 크게 갈린다. 어느 쪽을 택했는지, 불복 절차를 어떻게 규정했는지가 실제 효력을 좌우한다. 결국 위원회를 세우는 계약 문언이 승부처다.

그래서 어떻게

이런 다분쟁 구조에서 일반 독자가 가져갈 기준은 하나다. '판을 여는 문서'를 먼저 읽으라는 것이다. DRB든 중재든, 분쟁 해결 방식과 그 결론의 구속력은 대부분 최초 계약서의 분쟁해결 조항에 이미 적혀 있다. 권고안에 따를 의무가 있는지, 불복하면 어디로 가는지, 그 사이 대금 지급은 어떻게 되는지를 조항 단위로 확인해야 한다. 분쟁이 터진 뒤가 아니라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이 실제 승패가 갈리는 지점이다.

#DRB#건설분쟁#국제중재#원전#분쟁조정위원회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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