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건

강의실을 막았다면 — 시위와 업무방해의 경계

점거·농성이 표현의 자유인지, 형사처벌 대상인지는 '수단'과 '결과'가 가른다.

읽는 시간 2이정도 변호사 자문

강의실 문을 막아섰다. 스프레이로 벽에 글씨를 썼다. 총장실 앞에서 며칠 밤을 새웠다. 어디까지가 시위이고, 어디부터가 범죄인가.

최근 한 여자대학이 시위에 나선 학생들을 고소하며 11명을 특정했다는 내용이 커뮤니티에서 공유됐다. 죄명이나 개별 혐의가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다만 이 장면은 집단행동과 형사책임의 경계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불러온다.

시위 자체가 죄는 아니다, 문제는 '수단'

집회·시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다. 구호를 외치고 피켓을 드는 행위 자체가 처벌 대상이 되기는 어렵다. 경계는 그 방법에 있다.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는 '위력 또는 위계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할 때 성립한다. 강의실을 물리적으로 봉쇄해 수업을 못 하게 하거나, 행정 업무를 마비시키는 행위가 여기 닿을 수 있다. 판례는 폭력이 없어도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만한 세력, 즉 '위력'이면 성립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건물 안에서 퇴거 요구를 받고도 버티면 건조물침입·퇴거불응이, 시설이나 물건을 훼손하면 재물손괴(형법 제366조)가 문제 된다. 스프레이 낙서도 원상복구에 비용이 든다면 손괴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 다만 성립 여부는 방해의 정도, 훼손의 회복 가능성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특정'과 '고소'의 무게

대학이 가담자를 특정했다는 것은, 채증 자료를 근거로 개별 행위와 사람을 연결했다는 의미다. 집단행동에서는 '누가 무엇을 했는가'가 핵심 쟁점이 된다.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책임이 인정되지는 않는다. 각자의 구체적 행위와 고의가 따로 평가된다.

고소는 수사의 시작일 뿐 유죄의 확정이 아니다. 이후 경찰·검찰 수사, 기소 여부 판단, 재판을 거쳐야 한다. 재물손괴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하는 반의사불벌 성격이 문제 되는 경우도 있어, 합의가 처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

집단행동에 참여했다면, 자신이 한 행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먼저다. 봉쇄·손괴 같은 구체적 행위가 있었는지, 단순 참가였는지에 따라 법적 평가가 갈린다. 출석요구를 받으면 응하되, 진술 전 변호인과 사실관계와 진술 범위를 정리하는 편이 안전하다. 대학과의 원상복구·합의 여부도 처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감정적 대응보다 기록과 대화의 여지를 남겨 두는 것이 현실적이다.

#업무방해#재물손괴#대학시위#형사고소#건조물침입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REL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