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건

AI 음란물, 실존 인물 아니어도 처벌될까

성폭력처벌법이 막히는 지점에서 정보통신망법이라는 다른 길이 열려 있다.

읽는 시간 2김정웅 변호사 자문

누군가가 AI로 만든 노골적인 이미지가 온라인에 퍼진다. 그런데 그 얼굴이 특정 실존 인물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피해자가 없어 보이는 이 창작물을, 법은 그냥 두어야 하는가.

성폭력처벌법의 문턱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딥페이크) 조항은 '실존 인물'을 대상으로 한다.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어야 그 사람의 성적 인격권 침해가 성립한다는 논리다. 그래서 AI가 만든 이미지가 실존 인물과 연결되지 않거나, 합성 여부·대상 인물을 검찰이 입증하지 못하면 이 조항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합성 방법의 입증도 벽이다. 어떤 원본을 어떻게 가공했는지, 그 대상이 누구인지를 증거로 뒷받침해야 하는데, 생성형 도구는 원본 추적을 어렵게 만든다. 처벌 조항이 있어도 실무에서 공소 유지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보통신망법이라는 다른 길

여기서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죄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 죄는 특정 피해자의 존재를 요건으로 삼지 않는다. 정보통신망을 통해 음란한 영상·화상을 배포·전시한 행위 자체를 문제 삼는다. 개인의 인격권이 아니라 사회의 성적 건전성을 보호하는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실존 인물을 특정할 수 없는 AI 음란물이라도, 그 내용이 '음란물'에 해당한다고 평가되면 유포 행위를 규율할 여지가 남는다. 다만 무엇이 음란한지에 대한 판단은 사회 통념과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창작물이라는 이유만으로 면책되지도, 무조건 처벌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어떻게

핵심은 이렇다. 실존 인물 특정이 안 돼 성폭력처벌법이 막히더라도, 유포 행위는 정보통신망법으로 걸릴 수 있다.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정보통신망에 뿌렸느냐가 갈림길이다.

피해를 입은 쪽이라면 이미지가 특정인을 겨냥했다는 정황을 최대한 확보해 두는 편이 낫다. 반대로 이런 콘텐츠를 다루는 입장이라면, 창작물이라는 인식이 곧 면책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규율 공백을 메우려는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법 적용의 경계는 앞으로 더 촘촘해질 수 있다.

#AI음란물#정보통신망법#딥페이크#음란물유포죄#성폭력처벌법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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