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건

43억 리베이트, 왜 '전액'이 죄가 되나

공범이 나눠 갖지 않은 몫도 죄책은 전체에 미친다 — 배임수재에 확장된 공동정범 법리.

읽는 시간 1백창협 변호사 자문

협력업체 네 곳에서 흘러든 돈은 약 43억원이었다. 누군가는 이 중 자기 손에 쥔 몫만 책임지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의 계산법은 다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이현복)는 2026년 1월 2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과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홍원식 전 회장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43억76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홍 전 회장은 2000년부터 2023년 4월까지 친인척 업체를 끼워 넣어 회사에 약 171억원의 손해를 입히고, 협력업체에서 약 43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받았다.

'일부만 나눴어도' 전체가 죄가 되는 구조

핵심은 배임수재죄(임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하는 죄)의 공동정범 법리다. 여러 사람이 하나의 범행을 함께 저지르기로 하고 실행하면, 각자가 실제로 손에 쥔 몫이 얼마인지와 무관하게 범행 전체에 죄책을 진다. 이를 공동정범이라 한다.

재판부는 알선수재죄에서 인정돼 온 이 법리가 배임수재죄에도 적용된다고 봤다. 공범 중 한 사람이 받은 금품 일부가 다른 공범에게 전달되지 않았더라도, 애초 함께 받기로 한 이상 전체 금액이 죄책의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

추징금은 왜 전액인가

추징(범죄로 얻은 이익을 국가가 환수하는 처분)의 범위도 이 논리와 맞물린다. 공동정범 관계에서는 개별 분배액이 명확히 갈리지 않을 경우 수수한 금액 전체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이번 추징금이 수수 금액에 근접한 배경이다. '내가 실제로 챙긴 건 얼마 안 된다'는 항변이 통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어떻게

금품이 오가는 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결정적일 수 있다. 실제 분배 여부보다, 부정한 청탁과 수수에 공동으로 가담했는지가 쟁점이다. 관련 혐의에 연루됐다면 자신이 받은 몫의 크기를 다투기 전에, 공동정범 관계 자체가 성립하는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사실관계에 따라 죄책의 범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배임수재#공동정범#리베이트#추징금#형사사건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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