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법률 서비스를 하면, 변호사법 위반일까
해외 AI 로펌 승소 사례가 던진 질문, 국내 변호사법은 'AI 법률사무'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해외에서 AI가 작성·지원한 법률 서비스로 소송에서 이겼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내에서도 계약서 검토, 판례 검색, 초안 작성을 돕는 AI 서비스가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러자 오래된 질문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사람이 아닌 프로그램이 법률 업무를 대신하면, 그것은 누가 책임지는 '법률사무'인가.
변호사법이 그은 선
한국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아닌 자가 금품을 받고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것을 금지한다(변호사법 제109조). 여기서 말하는 법률사무란 소송 대리뿐 아니라 법률 상담, 감정, 대리, 서류 작성 등 폭넓은 영역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돼 왔다.
문제는 AI가 이 경계에 걸쳐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법령·판례 정보를 검색해 보여 주는 수준이라면 '정보 제공'에 가깝다. 그러나 구체적 사안을 입력받아 '당신은 이렇게 대응하라'는 판단을 제시한다면, 이는 법률 상담의 실질에 근접한다. 그 서비스를 운영하는 주체가 변호사가 아니라면 규제 대상이 될 여지가 생긴다.
AI는 '도구'인가 '주체'인가
핵심은 AI를 도구로 볼지, 서비스 제공 주체로 볼지다. 변호사가 AI를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은 일반적인 도구 사용으로 볼 수 있다. 반면 비변호사 기업이 AI를 앞세워 사실상 법률 상담을 제공한다면, 그 형식이 프로그램이라 해도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국내에는 AI 법률 서비스를 정면으로 규율하는 별도 법령이 없다. 결국 기존 변호사법의 틀을 어떻게 적용하느냐, 새 규범이 필요하냐는 논의가 이제 막 시작된 단계다.
그래서 어떻게
지금 단계에서 이용자와 사업자가 기억할 기준은 '실질'이다. AI 서비스가 일반적 법률 정보를 제공하는지, 개별 사안에 대한 구체적 판단을 파는지 구분해야 한다. 후자에 가까울수록 변호사법 저촉 위험이 커진다. 서비스를 설계·이용할 때는 최종 판단과 책임을 변호사가 지는 구조인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규제 방향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 소재를 미리 따져 두는 태도가 필요하다.
참고·출처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