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직장

'진짜 사장'은 누구인가 — 노란봉투법과 원청 사용자성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면, 계약서에 없어도 사용자가 될 수 있다.

읽는 시간 1이지은 변호사 자문

2026년 3월 10일, 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된 첫날 407개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계약서상 사용자는 하청업체인데, 협상 테이블 맞은편에 원청을 앉히겠다는 요구다. 열쇠는 하나다. 누가 '진짜 사장'인가.

기준은 '실질적·구체적 지배·결정'

고용노동부는 2026년 2월 24일 확정한 개정 노조법 해석지침에서 사용자성 판단기준을 '근로조건에 대한 실질적·구체적 지배·결정'으로 명확히 했다. 계약서에 사용자로 적혀 있느냐가 아니라, 실제로 임금·근로시간·작업방식 같은 근로조건을 좌우하는 힘을 쥐고 있느냐를 본다는 뜻이다.

이 기준은 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대법원 2007두8881 판결에서 이미 제시된 바 있다. 명목상 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력을 미친다면 사용자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개정 지침은 여기에 '구조적 통제'를 핵심 기준으로 더했다. 개별 지시 한두 건이 아니라, 원청이 하청 노동의 조건을 구조적으로 통제하는지가 관건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교섭 요구가 곧 사용자 확정은 아니다

주의할 점이 있다. 하청 노조가 교섭을 요구했다는 사실만으로 원청이 사용자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개정법은 기존 단체협약이 없으면 즉시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지만, 원청이 실제 사용자에 해당하는지는 결국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된다. 원청의 통제가 '구조적'이었는지, 근로조건을 '구체적'으로 결정했는지가 다툼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어떻게

원청이라면 하청 노동 과정에 어떤 방식으로 개입해 왔는지 먼저 점검해야 한다. 작업 지시, 인원 배치, 임금 산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다면 사용자성 판단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하청 노조라면 원청의 통제가 일시적 지시가 아니라 구조적이었음을 보여줄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이 관건이다. 어느 쪽이든 '계약서 밖의 실제'가 판단을 가른다는 점을 놓쳐선 안 된다.

#노란봉투법#원청사용자성#노조법#하청노조#단체교섭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REL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