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법률

결혼사진 블로그에 올린 작가, 위자료 냈다

'홍보용이니 괜찮다'는 착각이 초상권 침해로 인정돼 신랑·신부에게 각 150만원 배상 판결로 이어졌다.

읽는 시간 1오승준 변호사 자문

결혼식 사진을 찍은 작가가 신랑·신부의 얼굴이 드러난 사진 92장을 자기 블로그에 올렸다. 신혼부부는 지웠다고 여겼지만, 사진은 세 차례에 걸쳐 게시됐고 요청을 받고도 얼굴에 흐림 처리(블러)만 얹은 채 남아 있었다. 법원은 이를 초상권 침해로 봤다.

'홍보용'이라는 이유가 면죄부는 아니다

초상권은 자기 얼굴이 함부로 촬영·공표되지 않을 권리다. 사진작가가 촬영을 맡았다고 해서 그 결과물을 공개할 권리까지 당연히 갖는 것은 아니다. 촬영에 응했다는 사실과 그 사진을 불특정 다수에게 게시하는 것에 동의했다는 사실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수원지법은 2025년 12월, 얼굴이 노출된 사진을 모자이크 없이 블로그에 올린 작가 D에게 신랑·신부 각 150만원, 가족 각 30만원, 웨딩플래너에게 각 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영리 목적으로 게시된 점, 상당 기간 노출된 점, 삭제 요청에도 단순 블러 처리에 그친 점을 두루 고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자료를 키운 것은 '태도'였다

주목할 대목은 위자료 액수를 좌우한 요소다. 침해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뒤의 대응이 배상 규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홍보라는 영리 목적, 장시간 게시, 그리고 지워 달라는 요청에 소극적으로만 응한 점이다.

반대로 말하면, 문제 제기 즉시 완전히 내렸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여지가 있다. 초상권 분쟁에서 '얼마나 빨리, 얼마나 제대로 조치했는가'는 책임의 크기를 가르는 실질적 잣대가 된다.

그래서 어떻게

촬영 계약을 맺을 때 결과물의 공개·홍보 사용 여부를 문서로 명확히 해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이미 무단 게시를 발견했다면, 캡처와 URL로 게시 시점·기간을 기록하고 삭제를 서면으로 요청해 두는 것이 좋다. 요청 사실이 남아 있어야 상대의 대응 태도가 증거가 된다. 흐림 처리만으로 넘어가려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치 않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

#초상권#위자료#결혼사진#불법행위#생활법률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REL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