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법률

"39년 된 건물, 재건축합니다" — 권리금 방해일까

노후 건물 재건축 고지는 권리금 회수 방해가 아니라는 게 대법원 판단이다.

읽는 시간 2오승준 변호사 자문

2016년 9월, A는 서울 강서구의 한 건물 1층에 음식점을 냈다. 보증금 2,200만원, 월세 250만원, 계약 기간은 2년. 장사가 자리를 잡을 무렵 계약이 끝나갔고, A는 가게를 넘기려 신규 임차인을 구해 건물주에게 주선했다. 그런데 돌아온 답이 문제였다. "39년 된 건물이라 재건축할 계획입니다."

권리금을 회수할 기회가 막힌 걸까. A는 그렇게 봤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건축 고지, 어디까지가 '방해'인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한다(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하거나, 현저히 높은 임대료를 요구하는 행위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법은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거절할 수 있는 길도 열어 둔다. 문제는 재건축 계획 고지가 여기에 해당하느냐다. 대법원은 사용승인 후 약 39년이 지난 이 건물에 대해, 건물주가 재건축 계획을 알린 것이 권리금 회수 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노후·안전이 판단을 가른다

핵심은 건물의 노후 정도다. 상당 기간이 지나 재건축이나 대수선이 현실적으로 필요한 건물이라면, 건물주의 재건축 계획 고지는 임차인을 내쫓기 위한 구실이 아니라 건물 관리상 정당한 이유로 평가될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반대로, 멀쩡한 건물을 두고 권리금 지급을 피하려 재건축을 핑계 삼는다면 결론이 달라질 여지가 크다. 결국 재건축의 필요성과 계획의 구체성·진정성이 실제 사실관계에서 어떻게 드러나느냐가 갈림길이 된다.

그래서 어떻게

임차인이라면 재건축 고지를 들었다고 곧바로 포기할 필요는 없다. 건물의 실제 노후 상태, 재건축 계획이 구체적으로 존재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계획이 막연하거나 근거가 얕다면 다투어 볼 여지가 있다.

반대로 건물주라면, 재건축을 이유로 신규 임차인 계약을 거절할 때 그 필요성을 뒷받침할 자료를 남겨 두는 편이 안전하다. 어느 쪽이든 승패는 '건물이 정말 재건축이 필요한 상태인가'라는 구체적 사실에 달려 있다.

#상가임대차#권리금#재건축#생활법률#임대차분쟁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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