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방 '바람잡이'도 사기 공동정범일까
직접 속이지 않아도, 조직원을 모으고 관리했다면 사기죄의 공동정범 책임을 질 수 있다.
"나는 단톡방에 사람을 모으기만 했다. 투자하라고 직접 속인 적은 없다." 리딩방 사기 사건에서 흔히 나오는 항변이다. 그러나 이 말이 곧 무죄를 뜻하지는 않는다. 최근 한 판결에 따르면 직접 기망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리딩방 조직원을 모집·관리했다면 사기 공동정범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핵심은 '누가 거짓말을 했나'가 아니다
사기죄(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속여 재물이나 이익을 얻을 때 성립한다. 직관적으로는 거짓말을 한 사람만 처벌될 것 같다. 그러나 여러 명이 역할을 나눠 범행을 저지를 때 적용되는 것이 공동정범(형법 제30조) 법리다.
공동정범의 핵심 잣대는 '기능적 행위지배'다. 범행을 함께 모의하고, 각자 맡은 역할이 전체 범행 성공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면, 비록 자신은 기망의 마지막 실행에 손대지 않았더라도 정범으로 본다는 것이다. 리딩방에서 피해자를 끌어모으고 조직원을 관리하는 일은 사기 구조가 굴러가게 하는 톱니바퀴일 수 있다.
단순 가담과 공동정범의 갈림길
다만 모든 가담이 공동정범이 되는 것은 아니다. 범행 전체를 인식하고 그 일부를 분담했는지, 단순히 심부름을 한 것인지에 따라 결론은 달라진다. 판례는 대체로 ▲범행 계획에 대한 인식 ▲역할의 본질적 기여 ▲이익 분배 구조 등을 종합해 판단하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관리' 행위라도 사실관계에 따라 방조에 그칠 수도, 정범으로 평가될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떻게
리딩방·코인방 운영에 발을 들였다면 '나는 직접 속이지 않았다'는 항변에만 기대선 안 된다. 수사·재판에서 다투는 지점은 기망의 실행 여부가 아니라, 범행 구조 전체를 알고 그 안에서 본질적 역할을 했는지다. 자신이 받은 지시, 보수의 성격, 전체 흐름을 어디까지 알았는지를 사실관계 단위로 정리해 두는 것이 출발점이다. 가담 초기 단계에서 형사 전문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책임 범위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