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특허품과 세트로 팔린 부품, 손해배상 되나

특허 침해가 없었다면 함께 팔렸을 비특허 부품의 판매 감소분도, 특허법원이 배상 대상으로 인정했다.

읽는 시간 1김정웅 변호사 자문

배전설비 부품인 '조인트 키트'에 특허권을 가진 회사가 있었다. 이 키트는 단독으로 팔리는 물건이 아니었다. 비특허품인 '부스 덕트'와 한 세트로 묶여 판매·시공되는 관계였다. 그런데 경쟁사가 이 특허를 침해했다면, 함께 팔렸을 부스 덕트의 매출 손실까지 배상받을 수 있을까.

특허법원, '합리적 예견'을 기준으로 삼다

특허법원은 2025년 3월 13일 선고한 2022나2206 판결(확정)에서 배상 대상이 된다고 봤다. 핵심은 상당인과관계(어떤 원인이 그 결과를 낳았다고 법적으로 인정할 만한 관계)다.

재판부의 논리는 이렇다. 특허 침해가 없었더라면 특허권자가 부수품인 부스 덕트까지 함께 판매했으리라는 점이 합리적으로 예견 가능하다면, 그 부수품 판매 감소분도 침해와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특허품과 비특허품이 실제 거래에서 하나의 단위로 움직였다는 사실이 판단의 축이 됐다. 따라서 특허법 제128조에 따른 손해배상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고 봤다.

과거 대법원 판단과 무엇이 다른가

과거 대법원은 천장 흡음판 의장권 침해 사건(2005다36830)에서 다른 결론을 냈다. 침해품이 쓰인 공사의 대금 전체를 손해로 볼 수는 없고, 손해액 산정의 기준은 흡음판 자체의 판매가액이라며 특칙 적용을 거부했다.

두 판결은 모순되지 않는다. 무엇이든 함께 팔렸다고 다 배상되는 것이 아니라, 특허품과 부수품 사이에 판매가 실제로 수반되는 밀접한 관계가 있고 그 예견이 합리적일 때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취지로 읽힌다. 결국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갈린다.

그래서 어떻게

부수품 매출 손실까지 배상받으려면 '함께 팔렸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 특허품과 부수품이 하나의 거래 단위로 반복 판매·시공돼 왔다는 점을 거래 내역과 견적서, 시공 이력으로 입증해 두는 것이 관건이다. 침해가 없었다면 특허권자가 그 부수품까지 공급했으리라는 예견 가능성을 자료로 뒷받침할 수 있어야 배상 범위가 넓어진다.

#특허침해#손해배상#특허법128조#특허법원#상당인과관계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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