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3만 원에 판결 대신 듣기, 이건 합법일까

변호사 아닌 제3자가 돈 받고 선고 결과를 받아 적어 주는 관행, 변호사법 앞에서 아슬아슬하다.

읽는 시간 1김정웅 변호사 자문

선고 당일 오전. 담당 변호사는 다른 재판에 묶여 법정에 못 간다. 의뢰인은 결과를 하루라도 빨리 알고 싶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판결 선고 청취 아르바이트'다. 담당 변호사가 아닌 제3의 변호사나 로펌 직원이 법정에 들어가 주문(主文·판결의 핵심 결론)만 받아 적어 전달한다. 대가는 통상 3만~5만 원선. 정식 판결문이 송달되기까지의 시간 공백을 메우는 실무 관행이다.

단순 심부름인가, 법률사무인가

쟁점은 이 행위가 변호사법이 규정한 '법률사무 취급'에 해당하는지다.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돈을 받고 법률사무를 다루는 것을 금지한다. 선고 결과를 그저 듣고 문자로 옮기는 행위가 여기에 포함되는지가 문제다.

판단은 갈릴 수 있다. 선고 주문을 기계적으로 받아 적어 전하는 데 그친다면 사실 전달에 가까워 법률사무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가 있다. 반면 결과의 의미를 해석하거나, 항소 여부 같은 후속 대응을 조언하는 순간 성격이 달라진다. 유상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판단에 영향을 준다. 결국 '무엇을, 어디까지 했는가'라는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잘못 전달되면 책임은 누구에게

더 현실적인 위험은 오전달이다. 무죄를 유죄로, 집행유예를 실형으로 잘못 옮기면 의뢰인은 항소 기간을 오판할 수 있다. 형사사건 항소는 선고일로부터 7일이다. 이 짧은 기간 안에 잘못된 정보가 오가면 회복하기 어려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때 책임 소재는 계약 형태와 과실 정도에 따라 갈린다. 청취를 맡긴 변호사, 실제로 들은 사람, 로펌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됐느냐가 관건이다. 손해배상 책임이나 징계 문제로 번질 소지도 있다.

그래서 어떻게

청취 대행에 의존하더라도 결과는 반드시 정식 판결문이나 법원 사건 조회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항소·상고 기간이 걸린 사건이라면 전달받은 결과만 믿고 대응 시기를 결정해선 안 된다. 대행을 맡기는 쪽이라면 '결과 청취'와 '법률 판단'의 선을 명확히 그어 두는 편이 뒷탈을 줄인다.

#변호사법#판결선고#법률사무#항소기간#법조실무

참고·출처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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