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수능에 실린 시·소설, 홈페이지 게시했다 저작권 침해

시험 출제는 자유롭지만 시험이 끝난 뒤 상시 게시는 다른 문제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읽는 시간 1김정웅 변호사 자문

수능에 실린 시 한 편, 소설 한 대목. 매년 수십 편의 문학작품이 문제 지문으로 쓰인다. 그런데 시험이 끝난 뒤 그 문제를 기관 홈페이지에 계속 올려두는 것도 문제없을까. 대법원은 그렇지 않다고 봤다.

대법원 제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7월 11일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에서 평가원의 상고를 각하하고, 1,000만원 지급을 명한 원심을 확정했다. 시·소설이 인용된 수능 문제를 저작권자 허락 없이 평가원 홈페이지에 게시한 행위가 저작권 침해로 인정된 것이다.

출제는 되고, 게시는 안 되는 이유

저작권법은 시험문제로 저작물을 복제·배포하는 경우 일정 요건 아래 예외를 둔다. 시험이라는 공익적 목적, 그리고 미리 알려지면 시험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특성 때문이다. 수능 지문에 문학작품을 쓰는 일이 곧바로 침해가 되지 않는 배경이다.

그러나 이 예외는 '시험 목적'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만 작동한다. 시험이 끝나 그 목적이 사라진 뒤, 문제를 홈페이지에 올려 누구나 언제든 볼 수 있게 하는 행위는 성격이 다르다. 이는 저작물을 공중에게 상시 제공하는 전송에 해당하고, 저작재산권 침해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판단의 핵심이다.

그래서 어떻게

관건은 '이용 목적이 끝났는지'다. 시험을 치르기 위한 복제와, 시험 후 자료를 계속 공개하는 전송은 법적으로 구분된다. 앞은 예외에 기댈 여지가 있지만, 뒤는 원칙적으로 별도의 이용 허락이 필요하다.

기출문제를 공개하려는 교육기관·학원·출판사라면, 지문에 담긴 저작물의 권리 처리를 따로 점검해야 한다. 문제 자체의 저작권과 그 안에 인용된 작품의 저작권은 다른 층위이기 때문이다. 시험 목적이 끝난 뒤의 게시·배포는 사실관계에 따라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미리 고려하는 편이 안전하다.

#저작권#수능#저작권침해#교육#판례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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