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해설

명령은 명령인데, 절차 빠뜨리면 불이행 처벌 못 한다

침익적 처분에 의견청취를 생략하면 그 명령을 어겨도 불이행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읽는 시간 1이정도 변호사 자문

축산 농가에 가축분뇨를 다른 곳으로 옮기라는 이동명령이 여러 차례 내려졌다. 농가가 이를 따르지 않자 검찰은 명령 불이행으로 기소했다. 그런데 대법원은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명령을 어긴 것은 맞지만, 그 명령을 내리는 과정에서 밟았어야 할 절차가 빠졌기 때문이다.

처분의 하자가 처벌의 발목을 잡는다

행정청이 국민에게 의무를 지우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침익적(침해적) 처분이라 한다. 이런 처분을 하기 전에는 상대방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행정절차법이 정한 의견청취 절차다.

대법원은 이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동명령은 그 자체로 하자가 있고, 하자 있는 명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불이행죄를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명령이 유효하게 성립해야 그 위반도 처벌 대상이 된다는 논리다. 절차를 빠뜨린 명령은 처벌의 근거가 되기 어렵다.

'반복된 명령'이라는 항변은 통하지 않았다

행정청은 앞서 같은 취지의 명령을 여러 번 내렸으니 새삼 의견청취가 필요 없다는 취지로 다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법원은 각각의 이동명령이 별개의 침해적 처분이라고 봤다.

앞선 명령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뒤이은 명령의 의견청취가 면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명령을 다시 내릴 때마다 상대방에게 의견을 낼 기회를 새로 주어야 한다. 반복이 절차 생략의 명분이 될 수는 없다.

그래서 어떻게

행정청의 명령을 받았다면 명령의 내용만이 아니라 그 명령이 어떤 절차를 거쳐 나왔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의견 제출 기회를 안내받았는지, 사전 통지가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불이행으로 처벌 위기에 놓였을 때, 처분 자체의 절차적 하자가 방어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다만 절차 위반의 인정 여부는 처분의 성격과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관련 서류를 확보해 다투는 것이 안전하다.

#행정절차법#의견청취#침익적처분#가축분뇨#불이행죄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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