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사고, 주최 측은 어디까지 책임질까
길을 건너다 참가자와 충돌한 사고에서 법원이 주최 측 등에 3억5,000만 원 배상을 명했다.
도로를 가득 메운 마라톤 행렬. 그 사이로 길을 건너던 보행자가 달려오던 참가자와 부딪혔다. 한쪽은 크게 다쳤고,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가 다툼이 됐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주최 측 등에 3억5,000만 원의 배상을 명했다.
행사를 연 쪽에는 '안전을 설계할 의무'가 있다
핵심은 주최자의 안전관리의무다. 대규모로 도로를 점유하는 행사를 여는 쪽은, 참가자뿐 아니라 그 길을 오가는 일반 보행자의 안전까지 미리 살펴야 한다. 코스를 어떻게 통제할지, 교차 지점에 안전요원(질서·통제 인력)을 어디에 둘지, 차단선과 안내는 충분한지를 설계하는 것이 의무의 내용이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본 지점도 거기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보행자가 코스를 건널 수 있는 구간에서 통제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안전요원 배치가 적정했는지가 쟁점이 됐다. 위험이 예견되는 곳에 통제가 비어 있었다면, 그 빈틈은 주최 측 과실로 평가될 수 있다.
그렇다고 보행자 책임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주최 측 책임이 인정돼도 피해자 측 부주의가 함께 따져진다. 이를 과실상계라 한다. 행사가 진행 중인 도로를 건너는 행위 자체에 위험이 있으므로, 보행자가 주의를 다하지 않았다면 배상액은 그만큼 줄어든다. 3억5,000만 원이라는 숫자도 양측 과실을 저울질한 결과로 읽힌다.
결국 책임의 크기는 '누가 어느 위험을 더 통제할 수 있었는가'에 달려 있다. 통제 권한과 정보를 쥔 주최 측의 의무가 무겁게 잡히는 한편, 위험을 인식하고도 건넌 보행자의 몫도 함께 계산된다.
그래서 어떻게
행사를 준비하는 쪽이라면 코스 통제 계획과 안전요원 배치 기록을 문서로 남겨야 한다. 어디에, 왜 인력을 뒀는지가 사후 책임 판단의 자료가 된다. 행사장 인근을 지나는 보행자라면 통제 구간을 임의로 건너지 않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동시에, 사고 시 과실 비율을 좌우한다. 다친 뒤라면 통제 상태를 보여 줄 사진·영상·목격 진술을 빠르게 확보해 두는 것이 실질적이다.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