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인데 주거침입? 임대인의 착각
소유권이 있어도 세입자가 사는 집에 함부로 들어가면 처벌받는다.
자기 명의로 등기된 집이다. 그런데 들어갔다는 이유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임대인이 임차인이 살고 있는 집에 무단으로 출입한 사건에서, 법원은 주거침입죄 유죄를 인정했다. 소유권이 있으니 괜찮다는 생각이 어디서 어긋난 것일까.
주거침입죄가 지키는 것은 '소유'가 아니다
주거침입죄(형법 제319조)가 보호하는 대상은 소유권이 아니라 '사실상의 평온', 즉 실제로 그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누리는 안정이다. 법률상 누구 명의인지가 아니라, 지금 누가 그곳을 거주 공간으로 지배·관리하고 있는지가 기준이다.
임대차 계약이 유지되는 동안 집을 실제로 점유하며 사는 사람은 임차인이다. 임대인은 소유자이되, 그 공간의 평온을 누리는 주체는 아니다. 따라서 세입자의 동의 없이, 그 의사에 반해 들어가면 소유주라도 침입이 성립할 수 있다. '내 집'이라는 관념과 '누가 거주하느냐'는 법적으로 다른 문제다.
임대인에게도 출입권은 있다, 다만 조건이 있다
임대인이 집에 들어갈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수리·점검처럼 정당한 사유가 있고, 임차인의 동의를 미리 얻었다면 출입은 문제되지 않는다. 관건은 '거주자의 승낙'이다. 연락 없이, 혹은 거부 의사가 분명한데도 열쇠나 비밀번호로 들어가는 순간 평온은 깨진다.
앞선 사례에서 벌금형이 나온 배경도 여기에 있다. 계약이 살아 있는데 임차인의 의사를 무시하고 들어간 행위가, 소유권 유무와 무관하게 침입으로 평가된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임대인이라면 세입자가 사는 집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동의를 받아야 한다. 문자·통화 등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방문 사유와 일시를 알리고 승낙을 확보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세입자라면 임대인이 무단으로 드나든 정황이 있을 때 문자·CCTV 등 증거를 확보해 두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이다. 소유권은 처분·수익의 권리일 뿐, 남이 사는 공간을 마음대로 드나들 권리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
참고·출처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