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법률

판결 받고도 안 주면? 본사 에어컨에 압류 딱지

확정판결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안 주면 빼앗아 받는 길이 따로 있다.

읽는 시간 1오승준 변호사 자문

15년 전 한 변호사가 일본 여행 경품에 당첨됐다. 회사가 약속한 여행을 보내주지 않자 그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법원은 숙박료·항공료 등 약 108만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명했고, 회사가 항소를 포기하면서 판결은 확정됐다. 그런데도 돈은 들어오지 않았다. 변호사는 집행관과 함께 서초동 본사로 갔고, 에어컨 4대에 압류 딱지가 붙었다. 회사는 그제야 배상금을 냈다. 이 사건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다시 회자됐다.

판결은 '받을 권리'일 뿐, 돈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오해한다. 소송에서 이기면 돈이 저절로 들어온다고. 그렇지 않다. 확정판결은 '집행권원'(강제집행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문서)을 손에 쥔 것에 불과하다. 상대가 스스로 주지 않으면(임의이행 거부), 국가의 힘을 빌려 재산을 현금화하는 별도 절차가 필요하다. 이것이 강제집행이다.

채무자가 회사 등 법인이라면 예금 채권 압류, 부동산 경매, 그리고 사무실 집기 같은 유체동산(눈에 보이는 물건) 압류가 가능하다. 이 사건의 에어컨 압류가 바로 유체동산 집행이다.

작은 금액에도 집행은 작동한다

108만 원은 큰돈이 아니다.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금액이 적다고 권리 실현이 막히는 것은 아니다. 집행관이 물건에 압류 표시를 하면 채무자는 이를 함부로 처분할 수 없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매각될 수 있다. 압류 자체가 주는 압박만으로 채무자가 자진 변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사건도 그렇게 마무리됐고, 변호사는 받은 배상금을 전액 기부했다.

그래서 어떻게

승소 후 상대가 돈을 주지 않으면 순서는 이렇다. 먼저 판결 확정 여부를 확인하고 집행문을 부여받는다. 다음으로 상대의 재산을 파악한다. 재산을 모르면 법원에 재산명시·재산조회를 신청하는 방법이 있다. 그 위에서 예금·부동산·유체동산 중 회수 가능성이 높은 대상을 골라 압류를 신청한다. 핵심은 하나다. 판결문을 받았다고 멈추지 말 것. 집행 절차를 밟아야 비로소 권리가 현실이 된다.

#강제집행#유체동산압류#손해배상#집행권원#생활법률

참고·출처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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